자유영혼

탑리, 화본, 희방사, 반곡으로 이어지는 답사기의 첫 번째 역이다.

 

 

이 날의 답사는 바로 탑리역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탑리를 비롯 화본, 희방사까지 중앙선 연선에 있는 기차역 아니랄까봐 찾아가는 데 있어 제법 난이도를 자랑하는 역들이다.

 

 

사실, 이 날도 스스로가 조금만 디테일했다면 북영주신호소는 물론 풍기역까지 한꺼번에 답사를 해서 수고를 덜을 수도 있었는데, 기억력의 착각으로 풍기는 다시 한번 잡고 다녀와야 할 입장이 됐다.

 

 

 

 

 

 

 

 

북쪽에서 남쪽에 있는 기차역들 특히 중앙선처럼 난이도가 있는 역들을 다녀오려면 으레히 이틀의 시간은 잡고 움직여야 한다.

 

 

서울에서 동대구까지 가는 무궁화호 막차를 이용 동대구역에서 뜬 눈으로 새벽을 지새운 다음에야 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동대구에서 탑리까지 무궁화호 1672 열차를 이용했는데, 이 열차도 나름 근성열차에 포함되는 열차 중 하나다. 왜냐하면, 동대구에서 강릉까지 가는 열차로 다이아상으로만 무려 6시간 40분의 소요시간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1시간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비교적 정시에 맞춰 동대구에서 출발한 열차가 탑리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 탑리역의 역사

 

 

- 1940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50년 8월 7일  한국 전쟁으로 역사 소실

 

 

- 1958년 6월 14일  역사 신축

 

 

- 1994년 1월 1일  소화물 취급 중지

 

 

- 1997년 12월 31일  현 역사 신축 완공, 인근에 위치한 금성산성을 본떠 성의 형태로 설계

 

 

- 2005년 9월 30일  화물 취급 중지

 

 

- 2022년 6월         중앙선 복선 전철화 구간이 완공되면 화본, 신녕, 희방사등과 함께 폐역될 예정

 

 

 

 

 

 

 

 

 

흙과 자갈을 밟았다. 화본역처럼 플랫폼이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탑리역도 흙과 자갈로 이루어져 좀 더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준다.

 

 

여기에 역 구내와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져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배가 되는 측면도 있다.

 

 

또한, 역 플랫폼에 화분이 아닌 화단이 조성되는 역은 정말 처음인 듯 싶었다. 물론, 시골역을 가보면 대게 화분이 플랫폼에 놓여있는 것이 많으나 화단이 조성된 역들은 본 경험이 없어서다. 그만큼 신선한 느낌과 더불어 자연친화적인 느낌도 함께 받았다.

 

 

 

 

 

 

 

 

가을에 접어든 시기이자 동시에 아침 해가 떠오를 일출시간때라 승강장이 운치 있게 느껴진다. 사진에서도 나오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공사현장이 바로 나타난다.

 

 

바로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에 여념이 없었다. 중앙선 복선 전철화를 가지고 역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는데, 2022년쯤에 완공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나 공사란 게 어디 사람 마음대로 될까... 아마 몇 년이 추가로 더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끝나면 탑리를 비롯 신녕, 화본, 희방사까지 중앙선 연선에 위치한 상당수의 역사들은 영업을 중지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신녕, 화본, 탑리, 희방사 등 특색있는 역들이 많은 만큼 이설이 되더라도 온전히 보존이 되고,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으면 한다. 

 

 

 

 

 

 

 

 

청량리 기점 296㎞. 한마디로 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땅이 좁다고 하지만, 순전히 거리로만 따진다면, 정말로 먼 거리다. 아무리 교통이 좋아졌다고 한들 이 정도 거리를 다녀오면 제대로 녹초가 될 것이다.

 

 

 

 

 

 

 

 

 

역 주변에 의성 탑리 오층석탑이 있어서 탑리역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물론, 탑리라는 지명도 여기서 유래.

 

 

그래서인지 뒤에 나올 역사의 형태도 역사 곳곳에 돌탑이 쌓여져 있었다. 그만큼 탑이라는 컨셉에 가장 잘 부합하며 동시에 역명과 가장 잘 부합하는 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탑이 주는 이미지가 불교, 사찰, 절과 관련이 깊은 경우가 많은데, 역 구내도 장독대와 옹기, 돌탑과 석공예, 그리고 각종 화단까지 마치 절에 온 분위기를 자아낸다.

 

 

절에 가면 마음에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탑리역에 도착했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다.

 

 

 

 

 

 

 

 

 

복선 전철화의 공사 현장이 아니라면, 더욱 운치가 있었겠지만, 아쉽지만 현실을 받아들인다. 감성보다 이성으로 이상보다는 현실을 추구하는 게 지극히 사람의 합리적 본성이기 때문이다.

 

 

비록 분위기가 반감이 될지언정 기본적인 분위기는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나 역이나 클래스는 존재하나 보다.

 

 

개인적인 속마음을 덧붙이자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탑을 모티브로 지어진 역사라고 하지만, 정작 역사의 분위기는 탑이라기보다 흡사 과거 중세시대의 성곽 같은 분위기를 준다.

 

 

탑이라면 탑이겠지만, 그래도 성곽이라는 물씬 느껴지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한 가지 더, 우리에게 친숙한 슈퍼 마리오 게임의 배경과 유사하다고 느낀다면 정말 기분 탓일 거다. 어렸을 때 한번씩 접해본 게임이 바로 슈퍼마리오가 아니었던가.

 

 

탑리역의 역사를 실물로 접했을 때 유년 시절에 즐겨했던 게임 슈퍼마리오가 바로 떠올랐다.

 

 

 

 

 

 

 

 

 

의성탑리오층석탑, 금성산 등 탑리 주변 지역의 명소가 액자에 담겨진 사진으로 걸려있다. 의성탑리오층석탑은 역직원이 권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탑리라는 지명, 역명의 배경이기도 하다.

 

 

거리가 좀 떨어져 있지만, 빙계계곡과 금성면 지역에 존재했던 조문국의 고분군도 있을만큼 알고 보면 탑리역도 숨겨진 보물처럼 관광 소재와 친숙한 역 중에 하나다.

 

 

 

 

 

 

 

 

 

진열장에 김태일이라는 분이 기증한 지게, 절구, 항아리 등의 모형, 짚신, 나막신, 곰방대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마치 조선시대를 소재로 한 지역박물관에 온 것 같았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바로 오르간이었다. 다른 말로 풍금. 풍금을 봤을 때 초등학교때 음악 수업때 풍금을 연주하던 선생님과 '내 마음의 풍금'이라는 영화가 절로 생각이 났다. 전자의 경우 선생님이 풍금을 연주하면 노래를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남아있고, 후자의 경우 서정적인 동화책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게 하고, 기분도 꽤 맑아졌던 기억이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내가 경험한 전자와 후자의 유일한 공통점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내 마음의 풍금은 이병헌, 전도연, 이미연씨가 출연했던 영화였는데, 하근찬의 단편소설 '여제자'를 원작으로 촬영한 영화라고 한다.

 

 

아마 내가 알기로는 그다지 흥행을 거둔 영화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투명하고 맑은 분위기의 영화였다. 

 

 

 

 

 

 

 

 

 

열차시각이 많이 남아있으면 무료하기 마련인데, 역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고, 맞이방 한 켠에는 책과 잡지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독서로 시간을 보내기도 좋다. 목공예 제품들과 함께 전선과 관련이 깊은 나무로 된 케이블드럼이 테이블로 놓여있어서 꽤 아기자기한 멋이 난다.

 

 

맞이방이 단순히 시간을 떼우는 공간에서 벗어나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다만, KTX가 대세인 탓에 탑리역에서도 원동역 구간을 배경으로 하는 KTX의 액자가 어김없이 달려있었다.

 

 

원동역도 멋진 지역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각 역을 대표하는 사진이 걸리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중앙선답게 열차가 정말 다니지 않는다. 정확히 3왕복만 정차한다.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현재 경북나드리열차)가 있었을 당시에는 하루 4왕복의 열차가 있었지만, 시간표 개정이 들어가면서 이마저도 날아가 현재는 3왕복만 정차한다. 그래도 탑리역이 화본역, 신녕역보다 다행인 점은 동대구와 강릉을 오고 가는 무궁화호 1672와 1673이 추가로 정차한다는 점과 주변에 탑리시외버스터미널이 있어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주변역들에 비해 무궁화호 1왕복이 추가로 더 정차하고, 다른 대체 교통수단이 가까운 곳에 있어 다행이라는 사실이 한편으론 씁쓸하게 느껴지기만 하다. 역이 특색있어 오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지만, 그에 반해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 선뜻 가기에는 여러모로 시간상 비용상으로 고민을 갖기에 충분하다.

 

 

지금 와서 고백하지만, 탑리, 화본, 신녕, 희방사 이런 역들을 가고자 했을 때도 개인적으로 꽤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다. 교통편도 열악한 편인데다 그나마 있는 교통편마저 놓치면 기약없이 길 위에서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성곽과 탑의 조화가 아닐까 싶다. 순수한 돌탑도 있고, 옹기와 돌을 조화시킨 이른바 옹기돌탑도 있다.

 

 

꼭 열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느껴질만큼 소소한 볼거리가 꽤 많았다.

 

 

선로 방향 역사를 카메라에 담을 때도 영락없는 성곽이고, 슈퍼마리오의 배경이다. 슈퍼마리오 시리즈가 나온다면, 제작자에게 탑리역을 배경으로 만들어보는 것을 권해주고 싶을 정도다.

 

 

역직원의 권유에 따라 탑리 지역 시가지를 거쳐 의성탑리오층석탑으로 발길을 돌린다.

 

 

 

 

 

 

 

 

의성탑리오층석탑까지 가는 길마다 담은 사진들이다. 탑리 지역 시가지이기도 한데, 전반적으로 1970년대 분위기를 자아낸다.

 

 

곳곳에 최근에 지은 건물들도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오래전에 지은 건물들도 상당수가 남아있고, 70년대 시절에 사용됐을 법한 간판들도 제법 남아있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온 것 같았다.

 

 

아직도 이런 게 있나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정말 깜짝 놀랐다.

 

 

문득 들었던 생각은 변하지 않고,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란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온전히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 놀라웠고, 오래됐다고 무작정 없애려고 하기 보다 현실과 조화시키며 잘 갖춰나가는 게 좋다고 하겠다.

 

 

 

 

 

 

 

 

탑리라는 지명의 모티브이기도 하며, 탑리역의 명명도 여기서 왔다.

 

 

의성탑리오층석탑이다. 사진상 구도가 다소 아쉬웠는데, 석탑 앞에서는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구도를 잡기가 살짝 어려웠다.

 

 

그래도 풍경치고는 잘 나왔다고 자부한다.

 

 

특히, 의성탑리오층석탑은 이래 봬도 국보 77호로 지정될 만큼 국가의 소중한 보물 중에 하나다.

 

 

탑리역에 가보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의성탑리오층석탑과 탑리 지역 시가지를 한번 다녀올 것을 권하는 바다. 탑리역에서 걸어서 10분 안팎으로 갈 수 있다. 또한, 시가지도 그다지 크지 않아서 곳곳에서 70년대 흔적을 느끼며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가 의성과 군위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됐다고 한다. 탑리 지역이 영화에 나온 것은 아니지만, 마치 영화의 촬영지로 쓰였을만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탑리역의 파노라마 사진이다. 역시 파노라마 사진이 있어야 든든한 기분이 든다.

 

 

먼저 다녀온 신녕역과 지금의 탑리역, 뒤이어 나올 화본역, 희방사역은 찾아가기 힘들지만, 찾아오는 이들에게 그만한 아름다움으로 보상해주는 것이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워낙 교통이 불편했던 탓에 갈까 말까 망설여지고, 몇 번이고 쓸데없는 고민이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녀왔을 때 밀린 숙제에 한 것에 대해 커다란 보상을 주는 듯한 기분이었다.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완료되기 전 신녕, 탑리, 화본, 희방사는 다시 한번 꼭 방문할 것을 스스로 약속한다. 정말 오길 잘했다.

 

 

내 마음의 풍금은 바로 탑리역이다.

 

 

 

 

 

 

 

말 그대로 객차 안에서 여객전무(승무원)이 요금을 받고 발권해주는 승차권이다.

 

 

열차에 탑승해서 여객전무(승무원)에게 탑승한 역에서 목적지인 도착역을 이야기하고, 카드나 현금으로 운임을 지불하면, 여객전무(승무원)이 PDA 단말기로 사진과 같은 영수증 형태로 발권해주는 방식이다. 

 

 

전산망이 작동되지 않을 시 운임을 수수한 뒤 수기로 작성해주는 대용승차권도 있다고 한다.

 

 

차내승차권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무배치간이역과 보통역이나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역창구에서 승차권을 발매하지 않는 역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전에 예매를 하지 못하거나 시간에 쫓겨서 열차에 탑승할 때 여객전무(승무원)에게 이야기해서 차내승차권을 발권할 수 있다.

 

 

무배치간이역이나 동백산역, 청소역, 초성리역, 신기역처럼 보통역으로써 역직원이 상주하나 승차권을 발매하지 않는 역에서 탑승해서 차내승차권을 발매한 경우 부가금 없이 정해진 운임만 납부하면 된다.

 

 

반면, 매표창구가 있는 역에서 차내승차권을 발권한 경우 정해진 운임에 부가금이 추가하게 된다.

 

 

한편, 차내승차권을 발매하면 코레일의 회원 이용실적에 집계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기존에 발매한 승차권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발매할 시 이용실적에 포함된다. 

 

 

청소에서 대천까지 발권한 차내승차권의 경우는 기본 운임만 납부했는데, 이는 청소역이 보통역이나 승차권을 발매하지 않고 매표창구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차내 승차권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실제로 어떻게 하는 건지는 전무했는데, 이 날 직접 발권해봄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첫번째 승차권은 익산에서 대야로 갈 때 익산역 창구에서 발매한 승차권, 두번째 승차권은 대야에서 익산으로 돌아올 때 대야역 창구에서 발매한 승차권이다.

 

 

이번 승차권들은 말 그대로 동일하게 장항선을 경유하는 열차들을 이용한 승차권이 되겠다.

 

 

기존 연산역을 다녀올 때는 각각 호남선과 전라선으로 가는 열차들을 이용했지만, 이번은 순수하게 장항선 연선에 있는 기차역들인 탓에 동일한 노선을 경유하는 승차권을 발매하게 된 셈이다.

 

 

참고로 대야역에서는 승차권과 별도로 입장권도 함께 발매했다.

 

 

눈 깜짝하면 도착할 정도로 익산과 대야는 가까운 편이다.

 

 

 

그간 이름만 들었지, 말 그대로 익산역에서 생전 처음 접해본 누리로였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로 보는 게 더욱 값지다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열차라고 생각한다.

 

 

외관도 깔끔해서 좋고, 외모도 친근감을 주고, 둥글둥글해서 보기 좋지 아니한가....

 

 

그래도 나름 귀하신 몸이다.

 

 

도입됐을 당시 4량 1편성을 기준으로 32량 8편성이 도입이 됐는데, 4량 1편성이 문곡역에서 사고로 인명피해와 더불어 열차도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문곡역에서 벌어진 일처럼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서는 안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번 탑승해보고 싶은 열차가 바로 누리로며, 무궁화호 리미트객차와 더불어 가장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열차 중 하나가 되겠다.

연산역을 둘러보고, 마지막 목적지이기도 한 대야역으로 향했다.

 

 

익산역에서 여유를 즐기며 기다리고 있다가 장항선을 경유하는 용산행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 날도 초여름의 끝물에 해당하는 날씨답게 한마디로 더웠다. 그래서 열차에 몸을 싣고, 더위를 이제 피할 수 있으려는 찰나 야속하게도 대야역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며 내리쬐는 태양을 맞이하러 가게 된다.

 

 

대야역만 다녀오면 오늘의 목표는 끝낸다는 생각에, 그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대야역에 가게 될 생각에 몸 한켠에는 엔돌핀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15분이 흘렀을까 무궁화호는 대야역에서 본인을 내려주고, 두 명의 사람을 싣고 목적지인 용산으로 갈 길을 재촉한다.

 

 

 

 

 

 

대야역의 한자인 大野驛이라는 말처럼 커다란 바깥 풍경과 더불어 역 구내에는 커다란 화물 야적장이 있어서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맞아떨이지는 역 중에 하나였다. 넓은 벌판을 따라 서해 바다, 강 호수 등 다양한 자연환경 속을 달리는 장항선의 매력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한국철도에도 수많은 기차 노선들이 존재하는 데, 그 중에서 장항선이야말로 진짜 기차여행한다는 느낌을 주는 노선이라고 자부한다.

 

 

 

 

 

 

천안 기첨 142.4㎢. 충청남도의 시작인 천안과 전라북도의 시작인 군산간의 거리가 철길로 무려 142.4㎢라는 의미. 그동안 무심하게 타고 다녔던 열차가 얼마나 먼 거리를 달리는지 이 날 제대로 실감하게 된다.

 

 

 

 

 

 

○ 대야역의 역사

 

 

- 1912년 3월 12일  지경역이란 이름으로 간이역으로 영업 개시

 

 

- 1912년 10월 1일  보통역으로 승격과 동시에 화물 및 소화물 취급 개시

 

 

- 1953년 6월 1일  지경역에서 대야역으로 역명 변경

 

 

- 1977년 8월 1일  무연탄 전용선 부설

 

 

- 1977년 8월 26일  군산역 대신 민수용 무연탄도착취급역 지정

 

 

- 1988년 1월 1일  소화물 취급 중지

 

 

- 1991년 1월 30일  역사 신축

 

 

- 1998년 5월 30일  무연탄 전용선 폐선

 

 

- 2000년 7월 25일  컨테이너 화물 취급 개시

 

 

- 2008년 1월 1일  군산선에서 장항선으로 편입, 군산선 통근열차 폐지, 장항선 새마을호 및 무궁화호 정차 개시

 

 

- 2008년 3월 10일  컨테이너 화물 취급 중지

 

 

- 2008년 5월 1일  장항선 새마을호 무정차 통과

 

 

- 2020년대말  장항선 복선전철화로 역사 이설. (역사가 이전되며 화물취급, 운전취급, 여객취급, 승차권발매 등의 업무를 개시할 예정. 대야역 직원에게 문의결과 이와 같은 답변을 얻음.)

 

 

 

먼저 다녀온 연산역처럼 대야역도 유서깊은 중에 하나였다. 일제시대에 개업한 역이기도 하고, 화물의 취급과 중지, 노선의 변경, 운행하는 열차의 등급도 달라졌으니 말이다.

 

 

2008년은 말 그대로 대야역에 있어서 많은 의미가 있는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군산역의 컨테이너 기지가 설치되어 컨테이너 화물 취급 기능이 군산역으로 이전됐으며, 군산선에서 서천, 장항 등을 지나는 장항선으로 노선이 바뀌어 기존 군산선에서 운행되던 통근열차가 폐지되고, 장항선에서 운행하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운행하게 됐으니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특히 여객열차도 보통열차에 해당하는 통근열차에서 엄연히 급행열차인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운행하게 됐으니 알고 보면 그만큼 역의 급이 올라갔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장항선의 복선전철화가 대략 2020년에 완료가 될 예정인데, 공사가 완료되면 대야역은 이설 및 이전을 거치게 된다.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딱 떠오른다.

 

 

한편, 대야역이 이전과 관련되어 이 날 근무하던 역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화물취급, 운전취급, 여객취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며, 승차권발매도 기존처럼 역창구에서 발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역시 나무위키나 위키백과 등의 백과 프로그램도 적당히 신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익산에 갈 때 새마을호를 이용하게 위해 장항선을 경유하는 열차를 타고 가곤 했는데, 특히 대야역을 지날 때마다 느꼈던 감정 중에 하나가 내가 열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변화가 없어서 정감이 가곤 했다. 물론, 각종 표식이나 역명판과 역간판 등은 신규 CI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역사는 물론이고, 역이 풍기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변화가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더욱 꼭 가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던 역 중에 하나였다.

 

 

변화가 없다는 말을 바꿔 보면, 그만큼 특징이 있어서 이렇다할 시선을 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특징이 없어 좋은 감정을 느낀 반면, 누군가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서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만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2016년 모 종편채널에서 "시그널"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이 때 바로 대야역이 촬영장소로 등장하게 되는 데, 정작 대야역이란 본명이 아닌 현풍역이란 필명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렇다할 특징이 없던 탓에 대역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었나 보다.

 

 

 

 

 

 

열차를 타고 지나갈 때도 상상했던 풍경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역 구내도 변화가 없는 간소함을 지녔고, 광장 방향의 역사 바깥쪽도 도시 교외지역처럼 간소함을 고스란히 지녔다. 상상과 현실이 말 그대로 일치가 됐던 터라 당연한 말이지만, 이질감을 없었다.

 

 

 

 

 

 

무궁화호가 상행 4번, 하행 5번으로, 장항선 무궁화호가 총 9왕복(18편도)를 운행하는 것을 비춰보면, 대략 절반 정도가 정차하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별로 적절하게 편성이 되어 있어서 접근성 측면에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이용승객도 하루 평균 보통 20명에서 30명 내외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걸맞게 여객열차의 편수가 배치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역의 분위기도 여느 교외지역의 기차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사 외부도 역사 내부도 소박하고 간소했다.

 

 

'누군가 이게 다입니까?'로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히 '네.'라고 대답한다. 정말 이게 다다. 소박하고 간소하게 보이지만, 역으로서 갖추고 있을 것은 갖추고 있고, 사람들도 역의 규모에 맞게 이용하며, 열차도 비교적 적정 수준으로 정차한다.

 

 

그래도 이렇게 끝내기가 아쉽기도 하고, 역에 왔으면 가능한 파노라마 사진도 꼭 남기고 싶어서 선로 방향과 광장 방향으로 각각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봤다.

 

 

 

 

 

 

광장 방향은 만족하는 데 반해, 선로 방향은 살짝 불만족스러웠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만족이다.

 

 

소박하고, 간소하면서도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는 대야역이야말로 내게 있어 커다란 매력덩어리다.

 

 

 

 

 

 

중앙선 동화역에서 발매한 입장권. 입장권 왼쪽 하단에 동화매표란 표시가 인상적이다. 특이점이라고도 하겠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승차권뿐만 아니라 입장권의 양식도 2017년에 대대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도 한겨울에 꿋꿋하게 차가운 바람을 견디는 노무현 소나무의 모습에 몇번이나 반했었다.

 

 

조만간 1995년의 드라마인 모래시계의 상징이기도 한 고현정소나무와 2007년 노무현소나무의 사진을 정리해서 올려야겠다. 그만큼 소나무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1. 용산역에서 광주역까지 가는 ITX-새마을 1111 열차. 용산에서 쉼없이 달려와 익산역에 다다르고 있다.

 

 

 

 

 

 

 

 

2. 익산역에서 용산역으로 가는 장항선 리미트 새마을호 1156 열차. 과거 디자인리미트(현 SLS중공업)과 로템(현대로템)에서 제작한 리미트객차 중 최후기형인 03년산 객차들을 새마을호로 개조한 열차이다.

 

 

 

 

 

 

 

 

3. 익산역에 유치되어 있는 새마을호의 특실, 일반실, 장대열차들. 한 시대를 풍미한 열차이자 철도청 시절 최고의 플래그쉽 열차였다. 새마을호의 편안함과 안락함은 리미트 새마을호나 ITX-새마을에 절대 비견할 수 없다. 새마호의 마지막을 담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연산역의 상징인 급수탑을 배경으로 한 기념입장권.

 

 

서울, 도라산, 화본, 정동진과 함께 기념입장권을 발매하는 5개역 중 하나이다.

 

 

연산역의 기념입장권은 서울역을 제외한 다른 3개역들과 달리 오로지 급수탑을 배경으로 한 한가지 도안만 가지고 있다.

 

 

도안이 다양하면 수집하는 재미도 있겠지만, 급수탑 하나만으로도 연산역이 지닌 모든 것을 담고 있어서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입장권들과는 달리 기념입장권의 다양한 도안을 통해 역의 특색들을 자세히 알려주는 묘미가 있어서 수집하는 재미가 더욱 배가되는 것만은 틀림없다.

 

 

 

익산역에서 찍은 새마을호의 마지막을 담은 최종판이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의 노을이 아름답듯 여객영업에서 제외된 새마을호의 장대 열차가 딱 그랬다.

 

 

새마을호를 이끌고, 전력을 공급하던 기관차와 발전차는 없다. 하지만, 18량에서 19량까지 연결되어 있는 과거 새마을호의 장대 열차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사실, 익산을 오고 갈 때 일부러 새마을호를 이용하고자 우회 노선인 장항선을 경유하곤 했을만큼 새마을호의 안락함에 반했다.

 

 

그러다 새마을호가 2018년 4월 30일부로 일선 여객영업에서 제외되어 사진을 담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찰나 우연찮게 익산역에서 새마을호의 마지막을 담게 되어 어부지리란 표현이 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노을이 강렬한 태양을 내뿜듯 이 날 익산역에 유치되어 있던 새마을호의 장대 열차들도 그런 모습이었다.

 

 

새마을호의 안락함도 저물어가는 노을의 강렬한 모습도 모두 잊지 못한다.

 

 

 

카메라에 처음 담아본 ITX-새마을.

 

 

구도 설정을 잘못한 탓에 뭔가 부족하다는 기분이다.

 

 

어쨌든 일반 간선열차 중에서 디자인 하나는 제대로 나온 열차가 ITX-새마을이 아닌가 싶다.

 

 

다만, 새마을호의 안락함과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현재 코레일의 플래그쉽이 KTX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말이다.

 

 

차라리 새마을호과 달리 네이밍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