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익산역에서 출발한 무궁화호가 대략 30분이 지났을 무렵 연산역에 도착하였다. 연산역에서 내린 사람은 본인 1명, 탑승하는 사람은 없었다. 연산역 역시 늘상 생각하는 시골역의 모습이었다.

 

 

사진으로는 잘 나와있지 않지만, 연산역의 역간거리표를 잘 보면 연산역이 대전조차장역 기점 39.6㎢에 위치해 있다. 또, 사진을 잘 보면 과선교가 나오는데, 과선교는 주민들에게 있어서 꽤 중요한 시설물 중에 하나이다.

 

 

 

 

 

 

연산역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던 터라 잘 알고 있었지만, 첫 눈에 보기에도 기차역에 왔다기 보다 철도를 주제로 한 놀이동산에 온 것 같았다. 그만큼 사람들이 보다 쉽게 철도에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 연산역의 역사

 

- 1911년 7월 10일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50년 10월 16일  공비 피습으로 역사 소실

 

- 1957년 7월 18일  역사 복구 준공

 

- 1977년 11월 1일  특급열차 여객 취급

 

- 1990년 8월 1일  전산단말기 설치

 

- 1991년 9월 1일  소화물 취급 중지

 

- 1999년 11월 26일  역사 개수

 

- 2001년 9월 17일  역무실 일부 증축

 

- 2003년 1월 28일  연산역급수탑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48호로 지정

 

- 2007년 6월 5일  어린이 철도체험학습 운영 개시

 

- 2007년 8월 10일  일일 역장체험 운영 개시

 

- 2008년 11월 1일  화물 취급 중지

 

- 2013년 1월 10일  철도문화체험장 개장

 

- 2016년 1월 1일  기념입장권 발매 개시 (※ 코레일 기념입장권 발매역 - 서울역, 도라산역, 화본역, 연산역, 정동진역) 

 

 

 

연산역이 겪고 온 이력에서 보듯 특출나지 않아 보여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시나브로 역의 가치를 높여 오고 있었다. 역 자체의 개보수는 물론이고, 급수탑만 해도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인정받은 바 있으며 철도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절찬리에 운영중에 있다. 여기에 2016년에는 전국 5개역에게만 주어진 기념입장권의 발행역으로 당당히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은 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특색있는 간이역들이 사람들이 없다 싶으면 무인화의 칼날을 맞는 것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무인화와 여객취급마저 중지가 되면 역은 말 그대로 방치가 되어 주변 미관이 좋지 않아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회비용의 상실도 초래한다.

 

 

전반적으로 열차이용의 감소를 통한 교통수단의 불편을 초래하며, 역이 방치가 되면서 좋지 않게 활용될 여지가 많아지고, 대개 시골 간이역들은 역사적인 가치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역사적 가치도 덤으로 없애기 때문이다. 

 

 

무작정 역을 없애기 보다 역의 특성을 보다 활용하는 것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의 수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열차이용의 횟수도 유지시켜 교통수단의 불편함도 보다 줄일 수 있기에 가치를 보다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먼저, 역사 바깥부터 하나씩 둘러보기로 했다.

 

 

역사 바깥으로 나갔을 때 여느 평범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였다. 평온한 시골 마을이 있지 않은가... 편안함을 전해주는 분위기 속에 역사 주변에 아기자기하게 역이 꾸며져 있었다. 또한, 마을 주민들 소유의 텃밭도 마련되어 있었다.

 

 

역 구내에만 형식적으로 꾸며놓은 것이 아닌 역사 바깥으로도 세심하게 꾸며놓아 진정으로 철도문화공간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즉, 철도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하겠다.

 

 

 

 

 

 

역사뿐만 아니라 역 주변 마을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인위적으로 정리했다는 느낌보다 자연에 맞게 순리대로 정리했다는 느낌을 주어 편안함을 받을 수 있었다. 역 곳곳이 말 그대로 자연친화적이었다.

 

 

잘 어울린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역사 자체도 시대의 흔적으로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 고풍스러운 역사 주변으로 마을의 풍경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니 말이다.

 

 

연산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코레일 직원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분들의 도움으로 철도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으니 이만큼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 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연산역 기념입장권의 도안인 연산역 급수탑이다.  

 

 

호남선 연선에 위치한 대전, 충남지역의 기차역들 중에서 연산역뿐만 아니라 서대전역과 강경역에도 급수탑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이후 철거되면서 연산역의 급수탑이 호남선 연선에 위치한 대전, 충남지역의 기차역들을 통틀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급수탑이라고 한다. 이러한 특수성과 희소성을 인정받아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48호로 2003년에 지정된 바 있다.

 

 

특히, 화강석을 하나씩 다듬어서 만든 게 사진에서 보던 여느 급수탑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마치 경주에 있는 신라시대의 첨성대를 보는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정교하면서도 주변의 풍경과도 정말 잘 어울린다. 

 

 

사실, 연산역 기념입장권 발매가 이 날 소기의 목적 중 하나였는데, 연산역 기념입장권의 도안도 바로 연산역 급수탑에 따온 것이다.

 

 

 

 

 

 

과선교는 급수탑의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과선교를 통해 철도로 인해 왕래가 곤란한 마을간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역 구내로 열차가 수시로 이동하기에 더더욱 과선교가 필요하다.

 

 

한편, 급수탑 주변으로 요즘 유명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역이 발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과선교를 건너서 본 마을의 규모도 단순히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생각외로 꽤 큰 편이었다. 마을의 논밭과 마을의 건축물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은 거 같아 철도와 자연을 즐기면서 스트레스 푸는 데 이만한 공간도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광장에서 선로 방향으로 역사 전경 사진을 꼭 남기고 싶었는데, 마음이 편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 날 찍은 사진들이 꽤 잘 나와서 몇 장이고 더 올리고 싶을 정도다. 더도 덜도 말고, 이 날 느꼈던 편안함을 평생토록 느끼고 싶다.

 

 

 

 

 

 

역사 내부로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가 맞아준다. 무궁화호와 동위 동급인 누리로를 포함하여 무궁화호 계통 열차가 5왕복으로 정차하고 있으니 열차 운행편수는 꽤 괜찮다고 생각이 든다.

 

 

승차권과 입장권을 발매하면서 역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도 주말보다 평일에 주로 대전으로 가는 통근이나 용무 목적으로 이용하는 수요가 많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맞이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시골역의 맞이방이다. 역으로서 기능을 하고, 역의 사용 주체인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산역을 볼 때 역으로서의 영역을 뛰어넘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문화공간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철도의 영역을 뛰어넘어 사람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초저항이라고 불리는 수도권 지역의 각종 전동차들과 일반열차의 객차 종이모형이 진열장에 놓여져 있었으며, 진열장 위에는 연산역의 옛 모습을 본뜬 종이모형, 서울역, 간이역 카페의 옛 모습을 본뜬 종이모형이 각각 놓여있었다.

 

 

한편, 발매창구에는 경원선에서 운영중인 CDC 디젤동차인 통근열차, 그리고 새마을호 객차 한 량이 고스란히 놓여있었다.

 

 

그것보다 재미있던 건 아재개그라 불리는 기차역의 역명을 활용한 아재개그 리스트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역은?' '상봉역' 바로 이런 식이다. 숨겨진 개그 본능을 자극한다. (승부해야하는 역은 승부역이요, 동화책이 있는 역은 동화역이다. -_-;)

 

 

나무 장식과 종이 모형들은 아마도 철덕들이 가져다 놓은 것 같다. 건전하게만 한다면, 철덕도 꽤 좋은 덕질이요, 취미라고 생각한다. 사실, 철덕들의 흔적을 마주한 것도 연산역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신선했다. 연산역뿐만 아니라 황간역에서 진정한 철덕문화체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황간역도 답사하고자 하는 시골역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이 철도를 보다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건널목과 신호기는 물론이고, 이제는 어엿한 코레일의 플래그쉽인 KTX의 석고 모형도 놓여있어서 철도를 마음놓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연산역이 왜 철도문화체험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 설명해주는 듯 했다. 이것말고도 시소 의자와 토끼 우리가 자리하여 있어서 철도와 자연은 물론, 낭만까지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깊은 인상이었다.

 

 

동물들을 활용한 명예역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 연산역의 명예역장이야말로 토끼가 아닌가 싶다.  

 

 

한편, 원래 KTX가 아니라 간선전기동차인 누리로의 모형이 놓여있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누리로의 모형은 온데간데없고, KTX의 모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KTX가 어디에서든 주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일반열차들도 KTX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연산역에서 철도문화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연산역의 연락처와 공식 카페에 문의하면 된다.

 

 

※ 네이버 카페 - https://cafe.naver.com/yeonsanst , 연산역 041-735-0804

 

 

 

 

 

 

화장실의 반대편 측면에 보면 '여객열차 운행 변천사'가 마련되어 있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여객열차들의 목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19세기 1899년부터 현재 21세기 2015년까지 여객열차 운행 변천사를 통해 철도의 역사, 열차의 역사를 넘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사회가 흘러왔는지 반추해볼 수 있는 좋은 항목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단체관광열차나 명절 임시열차로나 볼 수 있게 된 진짜 새마을호의 모습이다. 새마을호는 동차형, 일반 장대형을 모두 통틀어 각종 기차역에서 카페로 또는 체험관으로서 사람들과 호흡하고 있다. 꼭 현역에서 뛰는 것만으로 사람들과 호흡하는 건 아니니까. 참고로 연산역 구내에 위치한 새마을호 객차는 다섯 자리로 일반 장대형 객차이다.

 

 

이처럼 현업에서 물러난 열차들을 각종 주제나 특성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새마을호가 과거 안락함을 주던 철도청 시절의 플래그쉽이자 철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연산역을 학점으로 평가한다면, "A+"로 평가하고 싶다.

 

 

연산역에서 이 날 겪었던 경험은 단순히 기차역을 경험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문화공간을 경험했다고 자부한다. 역 나름대로 특색이 있겠지만, 역 나름대로 특색을 잘 살리지 못하거나 단순히 형식적인 면에만 치중해서 꾸몄다고 느껴진 역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날 연산역에서 본 풍경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치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들과 호흡하고자 만든 기차역이자 문화공간이라는 것이고, 심혈을 기울여 고민했다고 느껴졌다는 점이다. 이 점이 기존에 봤던 기차역들과 연산역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였다.

 

 

 

  

 

 

내가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의 영역을 뛰어넘어 역이 가진 가치를 보다 크게 만들고, 역의 특색을 살려 사람들과 호흡하는 그런 기차역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연산역은 내가 희망했던 가장 최고의 기차역이다.

 

 

 

 

 

 

지난 6월 22일 익산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사정이 있어서 익산에 잠시 다녀오게 되었는데, 익산역에 도착했을 때 새마을호 객차들이 대략 18량 안팎으로 역 구내에 유치되어 있었다.

 

잠시 짬을 내어 연산역과 대야역을 답사하고, 익산역에 유치되어 있는 새마을호를 카메라에 담게 된 사연이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누구나 생각하는 새마을호는 2018년 4월 30일부로 일선에서 모두 퇴역하였다. 다만, 에코레일을 비롯한 임시관광열차로만 간간히 모습을 비칠 뿐이다.

 

형편 상 새마을호를 담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던 찰나 운좋게 새마을호 객차들을 접한 뒤 정말 원없이 새마을호의 특실이며 일반실, 그리고, 새마을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장대열차의 형태까지 카메라에 마음껏 담았다.

 

여러 형편상 코레일에서 과거 로템에서 생산했던 2003년산 무궁화호 리미트객차를 새마을호로 개조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하나 과거 철도청 시절 코레일의 기함이자 플래그쉽이었던 새마을호의 명성에는 절대 비할 바가 못된다고 생각한다. 제 아무리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될까...

 

한편, 장항선에서만 마지막으로 존재했던 사실상의 새마을호 객차들은 부수적으로 남게 된 과거 PP동차의 무동력객차들을 개조한 것이라고 한다.

 

새마을호 객차들을 보면 부수적으로 남게 된 PP동차의 무동력객차과 일반 장대형객차들로 나눌 수가 있는데, PP동차의 무동력객차들은 3자리수 열차번호를 지닌 1992년에서 1994년까지 생산된 열차들이고, 일반 장대형객차들은 5자리수 열차번호를 지닌 동일한 에코레일 객차로 운영되는 1999년산 열차들이라고 한다. 태백선과 중앙선에서 운영되는 새마을호와 동일한 형태를 지닌 무궁화호 특실의 열차들이 바로 일반 장대형객차들이다.

 

PP동차에서 파생된 부수객차들과 일반 장대형객차들이 같은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한다. 개조 전에는 발전차에 호환이 되지 않고, 연결기도 달라서 개조작업을 거쳐 장항선의 새마을호로 기관차와 발전차를 조합하여 운영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새마을호의 퇴역이 아쉬운 나머지 익산으로 오면서 여객전무와 새마을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부수 객차들이 노후화됨은 물론 부속이 없는 데다가 안전성의 문제까지 거론되어 퇴역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안전과 현실적인 측면이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기에 이내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새마을호의 여운을 풀기 위해서 연산역, 대야역 답사기와 더불어 조만간 왕년의 장대형 새마을호도 같이 풀어보고자 한다.

 

 

 

신녕역에서 승차권을 구매한 뒤 역직원에게 요청해서 발매한 입장권.

 

신녕역의 여운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아마 개인적으로 찾아가기 힘들었던 만큼 도착했을 때의 쾌감이 컸던 모양이다. 또한, 신녕역을 그야말로 실물로 접하게 됐을 때 느꼈던 감정은 엔돌핀이 솟아날만큼 좋다는 감정이란 감정은 다 느꼈다.

 

신녕역을 다녀오면서 느낀 건데, 신녕역만큼은 이설되더라도 코레일이 역 자체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같은 중앙선 연선에 위치한 화본역이나 우보역 등은 신녕역과 달리 개보수 등을 통해 원래 형태에서 벗어난 역이들지만, 신녕역만큼은 원래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역이기 때문이다. 다른 역들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 역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신녕역만큼은 이설 여부와 상관없이 역을 온전히 보존했으면 한다.

 

신녕역은 사라지기 전 필히 다시 한번 다녀올 생각이다. 따뜻한 봄기운을 신녕역에서 느껴보고 싶다.

 

 

 

동화역을 답사할 때 동화역의 매표창구에서 발매했던 승차권.

 

이번 승차권도 단순히 소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매했던 승차권이다.

 

동화역을 보면 오래전부터 승차권 차내취급역으로 지정되어 승차권, 입장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간현역의 여객 취급 기능을 인수하면서 매표창구가 부활함은 물론 승차권과 입장권의 발매가 가능해졌다.

 

인생사 세옹지마이자 동화역을 보며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신림으로 목적지를 설정한 이유는 신림역은 중앙선이 복선화되는 데로 폐역에 처해질 운명이기 때문이다.

 

더위의 기세가 잦아드는 데로 풍기역과 희방사역, 화본역과 탑리역, 신림역과 반곡역도 다녀올 에정이다.

신녕역에서 동화역까지 오는 내내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되었다. 화본역과 탑리역을 지날 때 아름다운 기차역과 조화되는 시골의 편안한 풍경을 보았으며, 풍기역과 희방사역을 지날 때 보게 된 자연의 비경이 꽤 아름다웠다. 소백산의 품속을 지나가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소백산을 지나 도담역에 도달할 무렵 황량한 풍경과 대비되는 시멘트공장의 위세에 크게 놀랐다. 시멘트공장의 위엄을 제대로 느꼈다고 해야할까... 웅장하다는 표현으로 표현이 잘 안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제천을 지나 원주에 도착할 때는 도시와 농촌의 모습이 조화되는 모습이 꽤 어울리지 않듯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원주가 혁신도시로 선정되면서 도시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2003년인가 2005년인가에 원주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 무렵에는 원주의 도시규모가 현재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중앙선도 사람들에게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뿐 특색이 있는 주요 간선 중에 하나이다. 양회와 석탄 등 옛날 화물철도의 선입견을 주는가 싶지만, 막상 중앙선을 따라 기차여행을 해보면, 선입견이 눈녹듯 사라지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중앙선에 위치한 화본, 탑리, 신녕뿐만 아니라 동화, 신림, 반곡, 풍기, 희방사 등 곳곳에 아름다운 기차역과 여행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을 참으로 즐겁게 한다.

 

다만, 중앙선도 복선전철화가 예정되어 있어 2020년을 전후해서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들이 사라질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날 무궁화호를 이용했을 때도 단양, 단성 등 이 구간을 비롯해서 곳곳에서 추운 겨울임에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목표로 잡고 있는 풍기, 희방사, 화본, 탑리, 신림, 반곡 등의 답사를 좀 서둘러야겠다는 마음이다.

 

경상북도 영천시에 위치한 신녕역에서 탑승한 무궁화호가 경상북도, 충청북도를 거쳐 목적지인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동화역에 연착 및 교행 등을 이유로 지연되어 대략 3시간 40분만에 도착한다.

 

 

 

 

 

청량리 기점 88.2㎢에 위치한 동화역에 말 그대로 드디어 도착했다.

 

 

○ 동화역의 역사

 

- 1940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50년 12월 8일 한국전쟁으로 역사 소실

 

- 1956년 5월 10일 역사 신축

 

- 1988년 1월 1일 수소화물 취급 중지

 

- 1998년 6월 1일 자갈 발송 개시

 

- 2004년 4월 28일 컨테이너 야드 개장

 

- 2005년 12월 5일 승차권 발매 중단, 승차권 차내 취급역 전환.

 

- 2009년 10월 31일 화물 취급 중지

 

- 2011년 10월 5일 여객 취급 중지

 

- 2011년 12월 21일 여객 취급 및 승차권 발매 재개, 폐역인 간현역의 여객 취급 기능 인수

 

 

 

 

 

 

동화역의 역사이자 이력을 보면 기나긴 역사만큼이나 곡절이 있다. 한국전쟁으로 역사가 소실된 것도 그렇거니와 화물 취급과 여객 취급을 중지와 개시를 반복한다는 점도 그렇다. 주목할만한 점은 동화역은 이미 오래전부터 승차권 차내취급역으로 지정될만큼 역세권이 예나 지금이나 꽤 미약한 편이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한된 후에 정차하는 열차 편수가 줄어들더니 여객취급의 중지도 경험했으니까.

 

그러다가 여객 취급이 중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객 취급이 다시 재개되었는데, 이는 동화역의 인접역인 간현역 자체가 폐역이 되면서 동화역이 간현역에서 취급하던 여객취급의 기능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정작 간현역은 폐역이 된 후로 레일바이크로 다시금 사람들의 여행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인생사 세옹지마라는 말이 역에게도 통하는가 보다.

 

한편, 동화역뿐만 아니라 역명판에 나와 있는 만종역도 경강선으로 이전됨과 동시에 동화역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 만종역도 운전취급과 화물취급만 담당하다가 경강선의 개통으로 여객취급이 다시 재개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에서 동화역과 꽤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

 

 

 

 

 

경강선의 KTX 개통 등을 비롯한 각종 공사로 역 구내가 꽤 어수선했다. 동화역의 풍경과 다소 언밸런스하게 느껴졌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플랫폼과 주변의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역직원이 다가왔다.

 

 

사실, 나무위키나 각종 위키백과 사이트 등지에 보면 동화역의 역직원들이 불친절하다고 서술되어 있어 긴장 아닌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 날 역직원은 퉁명하다거나 불친절하기 보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보며 용건을 묻는 등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가주며 역직원에게 불친절한 구석을 딱히 발견하지를 못했다. 또한, 사진을 충분히 찍도록 기다려주기까지 해서 긴장을 할 필요도 선입견을 가지면서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역직원에게 방문 목적을 설명하며, 역사로 들어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자 하는 승차권과 입장권을 동시에 발매하였다.

 

 

 

 

 

마주하게 된 동화역의 역사도 중앙선의 연선에 위치한 역사들처럼 아름다운 멋을 간직하고 있었다. KTX의 개통으로 곳곳에 펜스가 설치된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사의 모습은 오래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동화역의 진정한 주제라 하겠다. 바로 소나무.

 

 

동화역의 역사와 풍경뿐만 아니라 꼭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게 바로 이 소나무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할 거 없이 사시사철 온전히 모습을 유지하는 소나무의 모습에 감격함은 물론, 소나무의 한결같은 모습에 왠지 모르게 든든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동화역의 상징과도 같은 이 소나무가 바로 '노무현 소나무'로 불린다. 노무현 소나무로 불리게 된 계기가 바로 2007년 당시 16대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동화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노무현 대통령이 동화역의 소나무를 보며 감격했음은 물론, 소나무를 곁에 두지 못해 아쉬워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누구나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에 순간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도서함도 그러혹, 도서함 위에 놓여진 화문들을 보며 역사 곳곳이 역직원들의 노력으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한편, 역사 곳곳이 꽤 아기자기한 모습이라 눈호강을 제대로 했다.

 

 

간현역의 여객취급 기능을 그대로 인수하면서 동화역의 정차 편수가 중앙선과 태백선을 모두 포함한 무궁화호 편도 13회가 정차한다. 무궁화호 편도 13회가 정차하는 데다가 역사 바로 앞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있고, 시내버스도 20분 간격으로 자주 다니면서 시간만 잘 맞으면 찾아오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하겠다.

 

 

 

 

 

KTX의 개통으로 인해 역사 주변에 철조망 등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

 

 

참고로 위에 있는 버스 정류장은 원주시 문막읍 방향이고, 원주 시내 방향으로 가려면 뒤에 나오겠지만, 반대편 정류장에서 탑승해야 한다. 시내버스도 20분 간격으로 다니기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시내버스가 오면 손을 흔들어 탑승 의사를 밝히면 버스가 정차한다.

 

 

 

 

 

 

역사 앞 주차장에 있는 나무의 모습, 영업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역사 앞에 있는 역사 슈퍼, 그리고 위에서 말한 원주 시내방향 정류장까지 마치 옛날 전래동화 속 풍경과 똑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그만큼 전래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역사 자체도 물론이고, 역사의 주변 풍경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역사 앞에 있는 슈퍼를 보면서 어르신들이 슈퍼에 들러 막걸리를 한잔 한다거나 손자나 손녀들 군것질거리들을 사가지고 가는 장소로 이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동화 속 풍경을 뒤로 한채 원주시내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만낭포. 동화리'란 표지석이 눈에 들어왔다. 만낭포가 뭔가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까 동화역에 위치한 원주시의 지명으로 설명되어 있다. 인공미와 자연미가 조화되는 게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동화역에서 느꼈던 여운을 동화역의 선로 방향 역사 사진으로 이어서 표현하고자 한다.

 

 

 

 

동화 속 소나무는 우리에게 있어 한없이 포근하면서도 든든한 존재이다.

 

 

 

 

신녕역을 답사할때 같이 발매한 승차권 중에 하나.

 

신녕과 탑리 모두 중앙선의 복선화가 완료되는 데로 역사 자체가 사라지는 공통점을 지닌 역들이다.

 

신녕 ↔ 동화 간 승차권과 달리 익일로 설정해서 발매한 승차권이자 동시에 단순히 소지하기 위해 발매한 승차권 중에 하나다. 즉, 개인적으로 탑승하고 발매만 한 승차권이 되겠다.

 

요즘 무더위가 극성이며, 더위로 인해 에어컨이 점점 더 필수인 삶으로 가고 있다.

 

얼마전 뉴스를 보고 날랐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신녕역이 위치한 영천시 신녕면의 낮 최고기온이 무려 40℃를 넘나든다는 점이다. 대구와 경북 지역이 원래부터 덥기로 유명한 동네인 줄은 알았지만, 그야말로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는 반증이겠고, 앞으로는 더위에 대해 철저히 대비를 해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이 전해지고 있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덧붙이자면, 원래 6월 말에서 7월 초쯤 화본과 탑리역을 다녀올 일정을 잡았다가 결국 취소했던 것도 무더위의 기세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노이즈가 잔뜩 껴서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진이었다.

 

그런데, 막상 다시 사진을 보니까 노이즈와 태양, 신녕역의 모습이 의외로 만족할만한 사진으로 나타났다.

 

의도하지 않게 좋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무조건 실망만 하고 화만 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관점의 차이가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좋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날 신녕역에서 발권한 무궁화호 승차권.

 

신녕역의 여운과 신녕역에서 담은 사진 신녕역에서 발권한 승차권과 입장권만이 남게 되었다.

 

중앙선에 있는 역들이 그렇듯 이 날 신녕역에서 탑승한 사람은 오직 나 혼자여서 씁쓸하기 짝이 없었다.

 

 

 

 

미세먼지를 이제는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진짜 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하니 말이다.

 

중앙선을 이용하는 부전과 청량리를 오고가는 무궁화호 1622.

 

이 열차 역시 근성열차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열차.

 

또한, 신녕역의 몇 안되는 정차열차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승차권 양식은 바뀌었지만, 입장권의 양식은 그대로였다.

 

지금처럼 입장권의 양식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서경주역도 추후 이설이 될 예정이라 추후에 그만한 가치를 가지게 될 거란 점에서 의미가 꽤 깊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