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2017년 새해 첫날 방문한 동백산역은 아무 생각도 없이 찾게 되었다면, 2019년에 방문한 동백산역은 레어템으로 불리는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담기 위해 방문한 목적이 있었다.

 

 

지금 와서 이야기를 하지만,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레어템 중의 레어템으로 불릴만했다. 사실, 지난 4월 초순에도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잡기 위해 철암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철암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기관차가 출발했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동백산역이 아닌 태백역을 통해 철암역을 갔었는데, 이후 태백역이 아닌 동백산역을 통해 철암역으로 가는 게 더욱 빠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름 값비싼 교훈을 치뤘다고 생각한다.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꼭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담고, 석포역까지 답사를 완료한다는 야심찬 구상을 갖고 온 첫번째 장소가 바로 동백산역이었다.

 

 

기나긴 터널 중의 하나인 솔안터널이 지나자마자 동백산역에 열차가 도착하고 있었다.

 

 

 

 

 

 

 

 

 

 

강릉역에서 10시 정각에 출발하여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1638을 타고 원대한 포부를 픔고 도착한 동백산역이었다. 이번에도 타는 사람 없이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어김없이 나 혼자였다. 곧이어 열차에서 출발하고, 기차여행을 하는 어떤 이모들이 필자에게 손을 흔들었고, 그렇게 무궁화호 열차는 청량리역을 향해 떠나갔다. 

 

 

하늘이 맑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치고는 크게 덥지 않았다. 맑은 날씨를 볼 때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한다고 해야 할까.

 

 

날씨의 차이만 있을 뿐 2년 전에 다녀갔을 때와는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다만, 날씨가 맑고 쾌청하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차가운 겨울 날씨보다 더욱 좋은 기운을 주는 차이는 있겠다.

 

 

 

 

 

 

 

 

 

 

○ 동백산역의 역사

 

 

- 1975년 2월 1일 태백신호장으로 영업 개시

 

 

- 1984년 12월 1일  동백산역으로 역명 변경

 

 

- 1988년 12월 15일  보통역으로 승격 및 화물취급 지정

 

 

- 2007년 6월 1일  여객취급 중지

 

 

- 2009년 10월 31일  화물취급 중지

 

 

- 2009년 11월 24일  솔안터널 공사에 따른 임시역사로 역무 이전

 

 

- 2012년 6월 27일  솔안터널 개통과 동시에 신 역사에서 여객취급 및 승차권 창구발매 개시, 태백선측의 동백산을 분기로 격하

 

 

- 2017년 6월 7일  승차권 창구발매에서 승차권 차내취급으로 전환

 

 

 

 

 

기본적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달대식 역명판과 달리 지주식 역명판은 부분적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신규 형식을 채용한 역명판으로 교체되었는데, 아마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교체가 되지 않았을까란 추측을 해본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라지만, 교체된 역명판이 더러 밝은 느낌을 준다. 항상 단장하라고 하는 게 이런 이유가 있어서인가 보다.

 

 

같은 상품이라도 깨끗한 상품과 먼지가 가득 묻어난 상품의 차이가 천양지차라 하지 않는가. 당장 나부터도 깨끗한 상품에 손이 가기에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바람개비는 분명 전에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플랫폼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탓에 바람개비도 바람따라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솔안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태백에 이르게 되고, 동백산역에 이르게 된다. 스위치백이라는 역사적 유물과는 달리 또다른 매력과 재미가 있다. 여기에 스위치백 시절과는 달리 엄연히 시간마저 단축되기에 한시가 바쁜 입장에서 보면 꼭 손해가 아니란 생각이다.

 

 

 

 

 

 

 

 

 

 

지금 다시 역사를 바라보면서 느낀 건데, 역사 3층이었다. 전에 갔을 때를 생각해 2층인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보고난 후에 3층이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계단이 많고, 오고갈 때 숨이 가빴던지 이제서야 궁금증이 풀린 느낌이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역사답게 강릉역과 더불어 수도권에 위치한 기차역들과 흡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태백 지역의 거점역이라 할 수 있는 태백역보다 시설이 더욱 깨끗하고 좋다.

 

 

 

 

 

 

 

 

 

 

플랫폼도 소소하게나마 바뀌었는데, 역사 안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맞이방은 예전과 그대로이나 있어야 할 매표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새해 첫날 다녀오고 나서 6달이 지났을 무렵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었다는 소식을 접해서 포스팅도 수정을 해놓았는데, 역시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면서 매표창구가 닫혀 있었다.

 

 

매표창구가 있던 자리에는 화분이 놓여있고, 태백산의 천제단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매표창구가 폐쇄됐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에 매표창구의 운영중지 안내문도 놓여져 있었다. 그래서 새해 첫날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매표창구가 운영이 되고 있었고, 승차권과 입장권을 발권할 수가 있었으니까. 그때 발권한 승차권과 입장권이 나름의 가치를 가지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도 수정이 들어갔는데, 강릉역까지 다시 개통되면서 강릉역의 운임이 추가 되고, 종착역도 정동진역에서 강릉역으로 변동되었다는 차이점이 있겠다. 1661, 1662의 태백선 무궁화호가 감편되었다는 걸 포함되겠다. 1661, 1662 열차는 감편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2017년에 열차시간표 개정이 되면서 폐지되었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고,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의 수정을 제외한 맞이방의 모습은 예전과 그대로였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환하면서 매표창구만 폐쇄했다는 이야기지 동백산역은 운전취급상 중요한 역 중에 하나라서 역직원이 그대로 근무를 한다. 2017년에 백산역이 무인화가 되면서 백산역의 운전취급도 동백산역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역사를 담아본다. 하늘이 맑고 깨끗해서 그런지 역사도 더욱 돋보인다.

 

 

여기에 바람마저 선선하게 불어 기분도 덩달아 상쾌해진다. 시간상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예전과 달리 주차장에 있어야 할 택시들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동백산역의 현실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하겠다. 실제로 코레일이 발간하는 철도통계연보를 보면, 여객이용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걸 알 수 있고, 통리 시절과는 달리 역세권마저 미약해 매표창구를 운영해야할 이유가 점점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방에 있는 역들이야 인구 감소와 맞물려 여객의 감소는 필연이다. 그렇지만, 운전취급과 화물취급을 통해 동백산역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역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 2017년 1월 1일 동백산역 방문기 - https://flytoazuresky.tistory.com/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