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무궁화호 1671 역시 동대구와 강릉을 오고가는 열차 중에 하나이다.

 

 

이 열차도 소위 말하는 근성열차로 손꼽히는 열차인데, 오래 전에 강릉에서 동대구까지 가기 위해 무궁화호 1671 열차를 타고 간 적이 있다.

 

 

그때도 지루함을 넘어 온몸이 쑤시는 경험을 제대로 했다. 아마 이 때 기차여행이 낭만을 넘어 고통을 주는 걸 깨달았던 날이었다.

 

 

다만, 경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좋다고 생각한다.

 

 

1671과 1672도 마찬가지고, 1681, 1682, 1691, 1692 등 영동선을 경유하는 열차들은 사실 전구간을 이용하는 생객보다 구간 소요를 노리고, 어찌보면 공익적인 측면에서 운영하는 열차로 보면 된다. 해당 열차들이 지나가는 지역이 주로 삼척, 태백, 봉화, 영주 등 교통이 다소 불편한 지역이면서도 수요를 크게 거두기는 어려운 측면이 존재하니까.

 

 

아무쪼록 이 날 이후로 무궁화호의 마지노선은 대략 3시간이라는 나름의 가치관도 생겨난 날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라 하겠다.

 

 

첫 여정은 아닌 게 서울에서 동대구까지 오는 여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대구를 출발할 무렵 막 동이 트고 있었다.

 

 

아침 해가 솟아오를 때의 풍경을 말로 어찌 설명할까.

 

 

대구선을 타고 하양역으로 향할 때 풍경이 말 그대로 끝내줬다. 동이 틀 무렵 하양역을 지나 화본역을 거쳐 탑리역으로 향할 때 농촌의 아침 풍경이 마치 그림같은 풍경으로 내게 다가왔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물로 보는 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과거 서울 ↔ 부산 무궁화호 막차를 대신하는 열차. 경부선의 마지막 열차가 되겠다.

 

 

역시 무궁화호는 3시간 이상을 넘어서면 몸이 힘들어진다. 여기에 밤을 새우는 것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왜냐하면, 시간을 맞추려면 이 방법말고는 딱히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마지막 열차라 사람들이 꽤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서울에서 천안까지는 사람들이 만석을 넘어 입석도 종종 보였는데, 천안을 지날 무렵부터 슬슬 사람들이 빠지기 했다. 그러다 대전을 지날 때부터 상당히 널널했다.

 

 

그렇다 쳐도 좋은 경험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