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정동진에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카메라에 담았던 1673 무궁화호이다.

 

 

사진으로만 보면 날씨가 화창하고, 여름이라는 계절답게 뭔가 우리에게 정열적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사진에서와는 달리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불쾌지수가 몹시 높고, 날씨가 정말 덥다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정동진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원한 바다도 소용이 없다. 밖에만 나가면 에어컨이 절로 생각이 날 정도다.

 

 

가면 갈수록 여름이 우리에게 무척 가혹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기가 겁이 날 정도라 이제는 그냥 실내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작년 여름이 남긴 아우라가 강렬해서일 것이다.

 

 

그래도 정동진을 떠나기 전 만났던 1673 무궁화호 역시 강릉에서 동대구까지 장장 6시간이 넘게 걸리는 근성열차에 속한다. 영주역에서 전기기관차에서 디젤기관차로 기관차 교체가 되긴 하지만, 8206호 전기기관차를 비롯해 무궁화호 객차들도 이런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근성의 힘을 보여준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여름도 여름에 맞게 즐기라는 말처럼 생각을 바꿔 여름이 주는 정열의 기운을 받아 근성을 발휘해야겠다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