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이제서야 철암역이라는 존재에 대해 마무리를 한다.

 

 

일찌감치 끝을 내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과는 달리 무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철암역은 기관차 하나로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을 주었던 기차역으로 스스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3전 4기라는 말처럼 세 번은 실패해서 때로는 분노와 때로는 슬픔의 감정을 안겨줬다면, 마지막 네 번째는 그토록 희망했던 8000호대 전기기관차의 최후기형이라고 할 수 있는 8093호 기관차와 8094호 기관차를 담게 되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기도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철암이라는 지명과 존재에 대해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다.

 

 

실패를 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유쾌함, 그리고 희로애락은 인생에서 떨어뜨릴 수 없는 표현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받아들이고 그걸 이용해 즐길 줄 아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답사가 내겐 많은 인생의 공부가 됐던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철암역의 근대문화유산인 저탄장과 8000호대를 비롯한 기관차를 마음 편히 담을 수 있게 안내해준 역직원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철암역에서 두 번째로 마주한 7500호대 고추장도색 기관차가 되겠다.

 

 

8000호대를 처음으로 접한 이 날 카메라에 담은 기관차가 바로 전기기관차인 8093호와 8094호 그리고 디젤기관차인 7538호를 각각 담았다.

 

 

8000호대를 담기 위해 갔다가 세 번째로 실패했을 때 담았던 기관차의 차호가 7527호였다면, 이번에는 7538호가 되는 셈이다. 물론, 이번에도 단행의 모습으로 담았다.

 

 

다만, 둘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7527호의 경우 후두부만 담을 수 있었다면, 7538호의 경우 전두부와 후두부의 모습을 모두 담을 수가 있었다. 지금도 사연을 듣고 기꺼이 동행은 물론 안내까지 해준 역직원에겐 감사할 뿐이다.

 

 

7538호의 후두부를 보면 재미있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차호가 적힌 부분이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점이다. 바로 차호가 적힌 글씨체가 좌우 양쪽이 다르다는 점인데, 두 번째 사진의 좌측을 보면 고딕체로 차호가 적혀진 반면, 우측을 보면 명조체로 차호가 적혀진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전두부의 차호가 적혀진 글씨체 모두 고딕체를 채용하고 있다.

 

 

8000호와 차호가 다른 7500호대, 그리고 근대문화유산인 저탄장까지 이 날은 내게 초대박이었던 그런 날이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바로 이걸 두고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몇 번씩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그냥 포기할까도 생각을 했는데, 결국 실패 끝에 목표했던 결과물을 얻었다.

 

 

3전 4기 끝에 성공했다.

 

 

이 날이 화요일에 갔는데, 화요일로 찍었던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지난 번에 실패했을 당시 지나가다 만났던 기관사분의 조언이 화요일로 선정을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기관사분께서 화요일에 오는 걸 개인적으로 권해줬고, 그점을 참고해서 선정을 했던 건데, 결과적으로 정말로 대박을 쳤다. 특히, 방문했을 무렵 운행했던 기관차가 최후기형이라는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8093호와 8094호가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러 차례 이야기했던 거지만, 개인적으로 8093호와 8094호가 가장 담고 싶었던 기관차였다.

 

 

무엇보다 8000호대를 상세하게 찍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역직원의 도움이 컸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방문했을 당시 역직원을 만나 사진을 찍기 전에 목적을 설명하고, 촬영을 하는데 동의를 구하고자 했을 때 흔쾌히 동의를 해줬다. 그것만이 아니라 8000호대와 관련된 자초지종을 말씀을 드렸을 때 기관차는 물론이고, 철암역의 등록문화재인 저탄장까지 나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정말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철암역의 선로를 밟고 구내까지 들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역직원의 안내이 있었기 때문이다.

 

 

8093호의 전두부와 기관차 모습들, 8094호의 기관차 모습들과 8093호와 8094호가 중련으로 되어 있는 모습들을 마음껏 담을 수 있었다. 여기에 8577호와 8560호의 중련과 7538호 디젤기관차의 모습도 담을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철암역의 상징인 저탄장까지 담을 수 있었으니 그간 겪었던 실패에 대한 커다란 보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실패를 했을 때 다음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유쾌함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확신이 더욱 들었던 하루였다. 지금도 카메라에 담았던 8093호와 8094호를 볼 때마다 흐뭇함이 느껴진다. 특히, 사정을 듣고, 기꺼이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나와 함께 동행해준 역직원분께 게시물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이번 게시물에 올라온 사진들이 철암역에 다녀오면서 얻었던 두 가지의 소득이었다.

 

 

철암역의 선로 방향 역사를 남기고자 했던 목표는 나름대로 달성한 셈인데,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던 8000호대 전기기관차와는 이번에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세 번의 실패를 거듭한 탓에 8000호대와는 뭔가 전생의 인연이 아니었단 생각마저 든다. 화가 난다기 보다는 그냥 뭔가 마치 우린 인연이 아닌 사이랄까...

 

 

안되는 사람은 계속 안된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쓸데없는 감상을 하며 괜한 쓴웃음마저 나왔다.

 

 

지난 달 중순부터 8000호대가 자주 운행하는 걸 인터넷에서 보고, 마침 다녀온 날이 쉬는 날이기도 해서 다녀온 것이었다. 실제로 철암에 가기 3일 전만 해도 3398의 열차번호로 8000호대가 운행한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역 구내에서 역직원과 기관사분들을 만나 8000호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하필 다녀가기 며칠 전에 이전까지 잘 운행하던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제동 계통에 문제가 생겨 고장이 났다고 한다. 특히, 8000호대는 도입한 시기가 시기인 만큼 고장이 자주 나는 데다가 부품도 단종이 되어 운영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은 존재라고 한다. 8000호대가 언제 투입이 될지도 모르고, 현재 운행중인 영주 ↔ 철암 간의 구간에 다시 투입이 될지 불투명한 측면이 있어서 영주에 가서 보는 걸 권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추후 다른 경로로 확인을 좀 더 해보고, 8000호대가 등장하는 날짜를 정확히 파악해서 네 번의 실패는 거듭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실패 속에 담고 싶었던 7500호대 기관차는 단행의 형태로 담을 수 있었다. 철암역 역사와 더불어 7527 디젤기관차야말로 이번 답사의 소득 중의 하나다. 7600호대 디젤기관차와 함께 도색의 특성상 고추장도색으로 불리는 기관차 중에 하나인데, 8000호대 대신 잡을 수 있게 된 나름의 행운이 있었던 셈이다. 그래도 다음 번에는 꼭 8000호대와 인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기왕이면 8093, 8094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같으면서도 다른 1682 무궁화호 열차다.

 

 

첫번째 사진은 7460호 디젤기관차가 견인했던 부전 ↔ 정동진 1682 무궁화호 열차이다. 2017년 1월 1일 동백산역에서 새해 첫 날 동백산역에서 찍은 사진이 되겠다.

 

 

두번째 사진은 8267호 전기기관차가 견인했던 부전 ↔ 강릉 1682 무궁화호 열차이다. 2019년 5월 29일 석포역에서 찍은 사진이 되겠다.

 

 

1682라는 열차번호와 무궁화호라는 열차등급이 똑같고, 종착역만 정동진역과 강릉역의 차이만 존재할 뿐 운행구간도 동일하다. 또 한가지 소위 말하는 근성열차란 점에서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강릉역이 완공되어 개통되면서 디젤기관차가 전 구간을 견인했던 것과는 달리 부전역에서 영주역까지 디젤기관차로 운행을 하다가 영주역에서 전기기관차로 교체가 되고 난 뒤 강릉역까지 운행을 하는 차이점이 생겼다. 앞서 말한 것처럼 종착역도 정동진역에서 강릉역으로 바뀌었다.

 

 

지금 찍어뒀던 사진들을 다시 찾아보며 정동진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 행선판이 하나의 추억이 된 셈이다. 정동진에서 청량리까지 가는 행선판은 찍어두지 못한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할 듯 싶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길다. 또, 2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음을 실감하게 된다.

 

 

 

 

 

철암역에서 맞이한 4400호 디젤기관차와 8500호대 전기기관차가 되곘다.

 

 

사실, 내겐 꿩 대신 닭 같은 입장이었는데, 4400호대나 8500호대가 아닌 8500호대가 본래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쉬움을 달래고자 4400호대와 8500호대를 각각 카메라에 담게 되었다. 4400호대는 4456호, 8500호대는 각기 중련으로 8533호-8555호, 8560호-8531호의 형태이다.

 

 

사진으로 보면 선로에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도 한 데, 당연히 선로 밖에서 찍은 사진이다.

 

 

다음에는 8000호대와 4400호대도 온전하게 담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램과 바다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인 V-Train도 함께 담아볼 수 있으면 하는 희망을 동시에 가져본다.

왠지 모를 좋은 기대감을 안고 동백산을 찍고 철암으로 왔다.

 

 

철암역은 2016년에도 승부, 양원, 비동을 가기 위해 한번 들른 적이 있었고, 지난 4월 초순에도 다시 철암역을 찾았으니 3년 사이에 3번 동안 철암역을 찾은 셈이다.

 

 

8000호대 전기기관차는 후기형인 8091, 8092, 8093, 8094호까지 총 4대만 남아있는 기관차인데, 마징가와 닮은 구석이 있는 탓에 철덕들 사이에서는 마징가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지금이야 영주와 철암 사이에서 화물만 끄는 신세로 전락했지만, 왕년엔 무궁화호, 통일호를 가릴 것 없이 여객열차도 견인했던 든든한 존재였다.

 

 

쉽게 보이던 8000호대도 퇴역을 거듭하면서 현재는 후기형으로 불리는 4대의 기관차만 현역으로 뛰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흔히 보이면 무덤덤하다가 귀해지면 애지중지해진다는 말처럼 주변을 겪어 보면 꼭 그런 것 같다. 8000호대도 어릴 적에도 몇 번 봤던 것 같아 무덤덤했는데, 이제 와서 보면 꼭 보고 싶은 존재가 바로 8000호대이다.

 

 

여기에 이제는 4대 밖에 남지도 않은 데다가 운행하는 구간도 영동선 일부 구간에 지나지 않아 레어템을 넘어 이제는 보물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햇볕이 쾌청하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있으니 지난 번의 실패를 뒤로 하고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갖고, 8000호대를 찾기 시작한다.

 

 

 

 

 

 

 

 

 

 

8500호대 전기기관차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사실, 역에 막 도착했을 때 역사로 들어가는 역직원을 만나 촬영 허락을 받고, 8000호대의 거취부터 물어봤으나 돌아온 답변이 8000호대가 오늘 안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요즘 들어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부연설명도 이어졌다. 혹시나 해서 허락을 받고 플랫폼에 올라왔는데, 역직원의 설명이 정확했다.

 

 

8000호대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과 이번에도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다. 호기 있게 나섰으나 결과는 비참했다고 해야할까. 그래도 이번에는 의욕을 가지고, 시간을 들여 왔는데, 두 번 연속 실패란 사실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8000호대와의 인연이 없는 것이란 생각마저 들 정도이니.

 

 

그래도 기왕 온 거 주변 기관차들도 담고, 철도의 역사적 유산인 수동건널목이 있는 철암남부건널목을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둘러본다.

 

 

 

 

 

 

 

 

 

 

○ 철암역의 역사

 

 

- 1940년 8월 1일  영업 개시

 

 

- 1956년 7월 31일  역사 신축 준공

 

 

- 1961년 11월 16일  5급역으로 승격

 

 

- 1985년 9월 22일  역사 신축 준공

 

 

- 1986년 5월 1일  4급역으로 승격

 

 

- 1991년 1월 10일  5급역으로 격하

 

 

- 1999년 7월 1일  열차 운행 체계 합리화로 철암 착발 열차 중지

 

 

- 2002년 5월 31일  철암역 연탄시설 등록문화재 제21호로 지정

 

 

- 2006년 5월 1일  소화물취급 중지

 

 

- 2010년 5월 17일  승차권 차내취급역 지정 및 매표업무 중지

 

 

- 2013년 4월 12일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 운행 개시 및 철암역이 시·종착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철암 착발 열차 중지 해제, 매표업무 재개시,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 운행 개시

 

 

- 2018년 1월 26일  KBS 전국노래자랑 강원도 태백시편(2018년 2월 11일 방송)의 최우수상 시상 정태영 <천년의 사랑>

 

 

 

 

 

단연 눈에 띄는 점은 2002년 철암역의 연탄시설이 등록문화재 21호로 문화재청에 의해 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철암역의 상징성은 무연탄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겠다. 주변 역세권이 미약하고, 여객수요는 많지 않지만, 무연탄을 비롯한 화물수요는 다른 역들을 크게 뛰어넘을 정도로 유명하다. 화물의 용산역이라는 말처럼 화물의 물동량은 꽤 많이 나가는 축에 속한다. 무연탄 산업이 산업합리화에 의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태백 지역의 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으니 무연탄이 부가가치 창출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쉽게 짐작할만하다.

 

 

여객도 과거에는 철암의 착발 열차가 1999년까지 존재할 정도로 여객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발휘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무연탄 산업이 사양화되면서 인구 감소가 나타나면서 철암역도 2010년에 승차권 차내취급역으로 지정되는 비운도 경험하게 된다. 이후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태백 봉화 지역의 관광 자원을 활용한 백두대간협곡열차와 중부내륙순환열차 등이 새롭게 생겨나면서 철암역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승차권 차내취급역으로 지정되면서 매표창구의 운영이 중지되었다가 이 시기에 맞물려 다시 매표업무를 재개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열차 시·종착역으로 지정이 되었으니 여객에서도 예전의 입지만큼은 확고히 되찾았다고 하겠다.

 

 

 

 

 

 

 

 

 

 

연못에 눈사람도 있고, 사슴도 있고, 물레방아도 있다. 조그만 연못이 제법 그럴듯하다. 그런데, 정작 연못에 물이 없다. 개인적 상황을 대변하는 장면인 것 같아 카메라에 담아봤다. 뭔가 큰 기대를 품고 왔는데, 기대한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연못을 보고, 혼자 멋쩍게 웃었다.

 

 

왠지 스스로 이해하게 되고, 절묘한 상황도 겪게 되어 화가 났다기 보다는 뭔가 웃어넘길 수 있었다. 뭔가 역설적이면서도 재밌는 상황을 겪어서 그래도 운세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내부를 둘러보며 뭔가 엔티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뭔가 고풍적인 멋도 곳곳에서 베어나오는 것 같았다. 역사가 트여 있어서 선선한 바람과 맞물려 꽤 시원했다.

 

 

백두대간협곡열차가 막 떠난 시점이라 맞이방도 그렇고, 역사가 한산했다.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있기 전에는 사람들로 붐볐을 것으로 생각한다.

 

 

맞이방 한 켠에는 진폐증이라는 시가 있었다. 시간에 쫓겨 시를 음미하지는 못했는데, 무연탄으로 발전했던 이면에는 무연탄에서 나오는 먼지들로 인해 광부들에게 진폐증, 규폐증 같은 전혀 달갑지 않은 상처가 주어졌던 것이다.

 

 

한편, 액자로 소개된 주요 명소들도 언제 시간이 될 때 가보기로 하고, 마음 속에 넣어둔다. 시간이 되어서 석포역으로 떠나려고 할 무렵 역 한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님이 먹거리를 건네준다. 공짜로 받아먹기가 부담스러워 한사코 사양했는데, 이것 저것 챙겨주시면서 이모님들의 훈훈한 정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말씀을 못 드리고 나왔는데, 온라인상으로나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역의 구석에는 휴식 공간도 겸할 겸해서 철암의 상징이기도 한 무연탄산업의 전성기 시절 모습을 담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사진이어서 왠지 모르게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다.

 

 

철암과 무연탄이 동의어라는 사실을 설명해주는 사진이랄까. 한 편의 역사라고 해두고 싶다.

 

 

 

 

 

 

 

 

 

 

석포로 떠나기 전에 엔티크한 철암역의 역사를 담아본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암역은 한 가정을 지탱했던 가장의 모습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과거 무연탄을 비롯한 석탄으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우리나라 경제에 적지 않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였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가장들이 어디에서든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다음번에 철암역에 왔을 때는 꼭 철도의 보물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꼭 담을 수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희망도 덧붙여본다. 기왕이면, 가장 최후기형인 8094호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2017년 새해 첫날 방문한 동백산역은 아무 생각도 없이 찾게 되었다면, 2019년에 방문한 동백산역은 레어템으로 불리는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담기 위해 방문한 목적이 있었다.

 

 

지금 와서 이야기를 하지만,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레어템 중의 레어템으로 불릴만했다. 사실, 지난 4월 초순에도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잡기 위해 철암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철암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기관차가 출발했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동백산역이 아닌 태백역을 통해 철암역을 갔었는데, 이후 태백역이 아닌 동백산역을 통해 철암역으로 가는 게 더욱 빠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름 값비싼 교훈을 치뤘다고 생각한다.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꼭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담고, 석포역까지 답사를 완료한다는 야심찬 구상을 갖고 온 첫번째 장소가 바로 동백산역이었다.

 

 

기나긴 터널 중의 하나인 솔안터널이 지나자마자 동백산역에 열차가 도착하고 있었다.

 

 

 

 

 

 

 

 

 

 

강릉역에서 10시 정각에 출발하여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1638을 타고 원대한 포부를 픔고 도착한 동백산역이었다. 이번에도 타는 사람 없이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어김없이 나 혼자였다. 곧이어 열차에서 출발하고, 기차여행을 하는 어떤 이모들이 필자에게 손을 흔들었고, 그렇게 무궁화호 열차는 청량리역을 향해 떠나갔다. 

 

 

하늘이 맑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치고는 크게 덥지 않았다. 맑은 날씨를 볼 때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한다고 해야 할까.

 

 

날씨의 차이만 있을 뿐 2년 전에 다녀갔을 때와는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다만, 날씨가 맑고 쾌청하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차가운 겨울 날씨보다 더욱 좋은 기운을 주는 차이는 있겠다.

 

 

 

 

 

 

 

 

 

 

○ 동백산역의 역사

 

 

- 1975년 2월 1일 태백신호장으로 영업 개시

 

 

- 1984년 12월 1일  동백산역으로 역명 변경

 

 

- 1988년 12월 15일  보통역으로 승격 및 화물취급 지정

 

 

- 2007년 6월 1일  여객취급 중지

 

 

- 2009년 10월 31일  화물취급 중지

 

 

- 2009년 11월 24일  솔안터널 공사에 따른 임시역사로 역무 이전

 

 

- 2012년 6월 27일  솔안터널 개통과 동시에 신 역사에서 여객취급 및 승차권 창구발매 개시, 태백선측의 동백산을 분기로 격하

 

 

- 2017년 6월 7일  승차권 창구발매에서 승차권 차내취급으로 전환

 

 

 

 

 

기본적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달대식 역명판과 달리 지주식 역명판은 부분적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신규 형식을 채용한 역명판으로 교체되었는데, 아마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교체가 되지 않았을까란 추측을 해본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라지만, 교체된 역명판이 더러 밝은 느낌을 준다. 항상 단장하라고 하는 게 이런 이유가 있어서인가 보다.

 

 

같은 상품이라도 깨끗한 상품과 먼지가 가득 묻어난 상품의 차이가 천양지차라 하지 않는가. 당장 나부터도 깨끗한 상품에 손이 가기에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바람개비는 분명 전에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플랫폼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탓에 바람개비도 바람따라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솔안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태백에 이르게 되고, 동백산역에 이르게 된다. 스위치백이라는 역사적 유물과는 달리 또다른 매력과 재미가 있다. 여기에 스위치백 시절과는 달리 엄연히 시간마저 단축되기에 한시가 바쁜 입장에서 보면 꼭 손해가 아니란 생각이다.

 

 

 

 

 

 

 

 

 

 

지금 다시 역사를 바라보면서 느낀 건데, 역사 3층이었다. 전에 갔을 때를 생각해 2층인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보고난 후에 3층이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계단이 많고, 오고갈 때 숨이 가빴던지 이제서야 궁금증이 풀린 느낌이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역사답게 강릉역과 더불어 수도권에 위치한 기차역들과 흡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태백 지역의 거점역이라 할 수 있는 태백역보다 시설이 더욱 깨끗하고 좋다.

 

 

 

 

 

 

 

 

 

 

플랫폼도 소소하게나마 바뀌었는데, 역사 안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맞이방은 예전과 그대로이나 있어야 할 매표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새해 첫날 다녀오고 나서 6달이 지났을 무렵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었다는 소식을 접해서 포스팅도 수정을 해놓았는데, 역시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면서 매표창구가 닫혀 있었다.

 

 

매표창구가 있던 자리에는 화분이 놓여있고, 태백산의 천제단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매표창구가 폐쇄됐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에 매표창구의 운영중지 안내문도 놓여져 있었다. 그래서 새해 첫날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매표창구가 운영이 되고 있었고, 승차권과 입장권을 발권할 수가 있었으니까. 그때 발권한 승차권과 입장권이 나름의 가치를 가지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도 수정이 들어갔는데, 강릉역까지 다시 개통되면서 강릉역의 운임이 추가 되고, 종착역도 정동진역에서 강릉역으로 변동되었다는 차이점이 있겠다. 1661, 1662의 태백선 무궁화호가 감편되었다는 걸 포함되겠다. 1661, 1662 열차는 감편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2017년에 열차시간표 개정이 되면서 폐지되었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고,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의 수정을 제외한 맞이방의 모습은 예전과 그대로였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환하면서 매표창구만 폐쇄했다는 이야기지 동백산역은 운전취급상 중요한 역 중에 하나라서 역직원이 그대로 근무를 한다. 2017년에 백산역이 무인화가 되면서 백산역의 운전취급도 동백산역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역사를 담아본다. 하늘이 맑고 깨끗해서 그런지 역사도 더욱 돋보인다.

 

 

여기에 바람마저 선선하게 불어 기분도 덩달아 상쾌해진다. 시간상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예전과 달리 주차장에 있어야 할 택시들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동백산역의 현실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하겠다. 실제로 코레일이 발간하는 철도통계연보를 보면, 여객이용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걸 알 수 있고, 통리 시절과는 달리 역세권마저 미약해 매표창구를 운영해야할 이유가 점점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방에 있는 역들이야 인구 감소와 맞물려 여객의 감소는 필연이다. 그렇지만, 운전취급과 화물취급을 통해 동백산역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역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 2017년 1월 1일 동백산역 방문기 - https://flytoazuresky.tistory.com/658 "

 

 

 

 

 

 

 

 

 

 

주덕역과 함께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충북선의 무궁화호다.

 

 

주덕역도 충북선의 첫번째 역이었고, 주덕역에서 담은 무궁화호 1707열차도 내겐 충북선의 첫번째 여객열차이기 때문이다.

 

 

삼탄역에 가기 위해 탑승한 무궁화호였는데,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플랫폼에 다가가자 귀신같이 날씨도 맑아졌다.

 

 

열차에 탑승하고 충주역을 지나 삼탄역으로 향할 무렵 다시 날씨가 흐려졌으니 그야말로 충주의 날씨는 변덕스러우면서도 변화무쌍하다 하겠다.

 

 

제천과 대전을 오고가는 짧은 거리의 여객열차라지만, 충북선의 여객열차는 충북선 연선지역에 있어서 가장 편안한 교통수단 중에 하나이다. 청주, 음성, 충주, 제천, 대전 등 주요 지역들을 오고가면서 저렴한 요금으로 운행하니 가장 편안한 교통수단임과 동시에 효자다운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역사는 멋이 없지만,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는 충북선이야말로 효자 중의 효자요, 보물 중의 보물이다.

태백선, 영동선, 중앙선, 장항선을 거쳐 충북선에 이른다.

 

 

내가 다녀온 연선들과 다르게 기차를 타고 살펴본 충북선은 충북선 나름대로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주덕역은 물론, 다음에 올릴 삼탄역, 지금은 무인화가 된 소이역, 목행역, 달천역, 동량역 등이 하나 같이 비슷한 양식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욕의 이모티콘으로 사용되곤 하는 철의 형태를 하나 같이 가지고 있었다.

 

 

복붙이라는 표현이 생각날만큼 역사로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지만, 꽤나 아름다운 자연미를 가지고 있는 연선 중에 하나가 바로 충북선으로 보면 된다.

 

 

똑같은 제품을 국내에서 국외에서 파는 걸 경영학의 용어로 표준화한다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보면 충북선이 가장 표준화에 적합한 연선이라 하겠다.

 

 

무인역은 가능한 배제하고, 역직원이 상주하는 중소도시의 기차역들을 답사한다는 개인적 기준에 맞게 충북선의 첫 시작은 바로 주덕역이다.

 

 

 

 

 

 

 

 

 

 

겨울 날씨의 초입에 들어서서 그런지 날씨가 꽤나 을씨년스럽다. 비가 왔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이제는 흐렸다가 풀렸다가 날씨를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2006년에서 2007년 무렵 충주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충주에 두 번째로 다녀오게 된 셈인데, 그때도 눈이 왔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흐렸다가 풀리는 충주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충주의 날씨가 내겐 운명이 아닐까란 쓸데없는 생각마저 들었다.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마침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넉넉잡아 40분이 지났을까 충북선의 첫번째이자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주덕역에 다다랐다. 충주는 두 번째이지만, 충북선과 주덕역은 각각 첫 번째였다.

 

 

역 주변을 살펴보며 지방 중소도시의 교외지역이면서도 교외지역치고는 번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도 주덕역에 자리한 행정구역이 주덕읍으로서 읍단위의 행정구역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역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무로 만들어진 쉼터가 나온다.

 

 

이제 겨울에 들어섰다는 걸 알려주려는 것처럼 곳곳에 낙엽이 흩부려져 있었다. 나무들은 엉성하게 가지만 남아있는 모습을 보며 겨울이 왔음을 물론, 어느덧 올 한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가지만 남은 나무의 모습이 쓸쓸하면서도 묘하게도 주변의 풍경과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역설의 묘미를 느껴졌다. 겨울은 갈 것이고, 또 봄은 올 것이다.

 

 

 

 

 

 

 

 

 

 

○ 주덕역의 역사

 

 

- 1928년 12월 25일  대소원역의 이름을 가진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47년 5월 1일  대소원역에서 주덕역으로 역명 변경

 

 

- 1980년 10월 12일  현재 역사 준공

 

 

- 2006년 11월 15일  화물 취급 중지

 

 

- 2010년 3월 31일  충북선 누리로 개통으로 운행 개시

 

 

- 2012년 9월 17일  누리로 운행 중단 및 무궁화호로 교환

 

 

- 2014년 5월 1일  충북종단열차 개통으로 운행 개시

 

 

- 2015년 12월 31일  누리로 재운행 개시

 

 

- 2016년 12월 9일  누리로 운행 종료 및 무궁화호로 교환

 

 

- 2018년 7월 1일  충북선 서울 ↔ 제천 1281, 1282 무궁화호 누리로로 교환 운행 개시

 

 

 

 

 

역의 원래 이름은 대소원역이었다. 대소원이라는 지명에서 역이름을 같이 따온 것이었는데, 대소원에서 주덕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현재 이름처럼 주덕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열차의 종별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충북선의 열차패턴이 일반열차 시간표 개정 등을 통해 수시로 변경되는 데 기인한다.

 

 

다른 역들과 다르게 역 자체적으로 무언가 바뀐다기보다는 열차의 종별이나 운행패턴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한편, 동위동급인 누리로와 무궁화호로 수시로 변경되어 왔다가 내년 초에 일반열차 시간표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충북선을 운행하는 일부 열차가 다시 무궁화호에서 누리로로 변경될 예정이다.

 

 

열차종별이 수시로 변경되는 것처럼 이날 날씨도 우중충하다가 이내 해가 들기 시작한다. 자연은 자연인가보다. 말 그대로 자연을 이해할 수가 없다.

 

 

 

 

 

 

 

 

 

 

화물 플랫폼이다. 공식적으로는 화물 취급이 중지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화물 취급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위에서 나온 역사처럼 평범하다. 역 입구에 드러선 화단 두 개가 마치 역의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겨울에 들어선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잎가지들이 쌩쌩하게 달려 있었다.

 

 

열차시간에 맞추어 역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위에서 말한 달천, 소이, 동량, 목행이 화물 취급 중지나 역세권 미약에 따른 여객 취급 중지, 더 나아가 무인화가 될 때 주덕역만큼은 꿋꿋하게 남아 있었다. 운전취급상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읍단위 지역답게 주변 역세권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대전이라던가 대전에서 충주지역에 있는 통근, 통학 수요 등이 존재하고 있어서 역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무궁화호와 누리로를 각각 탑승했는데, 당장 충주에 가는 것만 해도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 열차를 타고 가는 게 훨씬 빠른 접근성을 가졌다.

 

 

 

 

 

 

 

 

 

 

충북종단열차와 무궁화호, 시간표상에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누리로까지 열차편수만 무려 11왕복(22편도)의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만큼 역세권도 갖추고 있고, 접근성도 좋은데다가 버스보다 요금도 저렴한 편이라 철도가 가진 이점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시간표가 설명해준다고 하겠다.

 

 

특히, 대전에 갈 때도 버스를 이용할 때 걸리는 시간과 비용 보다 철도를 이용할 때 드는 시간이나 비용이 저렴한 덕분에 다른 곳과 달리 철도가 보다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역에 막 도착했을 때는 주덕역이라고 다른 중소도시에 있는 기차역들과는 다르지 않구나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역에 사람이 없었으니까. 막상 열차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모습을 보며 내가 가진 생각이 편견이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편견이 깨졌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는 그런 것 말이다. 섣부른 예단은 자제해야 하는 교훈도 덤으로 얻어가는 듯 싶다.

 

 

 

 

 

 

 

 

 

 

충북선도 화물 취급이 활발한 곳 중에 하나라 일찌감치 전철화가 되었다. 실제로도 시멘트를 실은 양회조차가 수시로 운행되는 모습을 접하기도 했다. 열차가 수시로 지나다니는 탓에 열차시간이 임박했을 무렵에서야 역직원이 선로로 향하는 맞이방의 문을 열어주었다.

 

 

전차선과 승강장의 모습이 묘하게 조화되는 것 같다. 사실, 전차선이 있으면 뭔가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을 받고는 하는데, 날씨나 주변 환경 탓인지는 모르지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조치원 기점 71.8㎞. 긴 노선은 아니지만, 충북선은 대전과 충북지역 주요 연선을 이어지는 효자 노선이다. 화물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이어준다.

 

 

 

 

 

 

 

 

 

 

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내 기준에는 직원이 근무하면서도 작은 지역의 기차역에 다니는 것인데, 사진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구내가 꽤 크다는 느낌이다. 4면 2선이니까 역 구내가 시골역이라 생각하기에는 꽤 큰 편에 속한다.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틀에서 한번 벗어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이번 주덕역의 답사가 딱 그렇다.

 

 

 

 

 

 

 

 

 

 

플랫폼 위에 놓여진 의자들이 쓸쓸하거나 기능을 못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열차도 수시로 다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몇 분간의 지연이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에 맞춰 무궁화호 열차가 구내로 들어온다. 그동안 디젤기관차만 찍어서 질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야말로 처음으로 전기기관차를 담아본다.

 

 

8280호, 표준 전기기관차로 불릴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8200호대 전기기관차다. 외관도 거부감이 없이 산뜻한 기분을 주면서도 처음 전기기관차를 담는 나에겐 신선한 기분을 준다.

 

 

8280호대가 끄는 무궁화호 사진은 추후에 올릴 예정이다. 이 날도 역시 파노라마 사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간 다녀온 역들을 보면, 쇠퇴한다는 기분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사람이 고령화되고, 인구가 줄어드는 힘 앞에는 장사가 없으니 말이다. 그만큼 인구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가 꽤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내가 다녀본 역들도 젊은 층들보다는 중장년층들이 주로 있거나 이들마저도 없는 역들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주덕역을 통해 불행 속에서도 한편의 희망을 본 것 같다. 현상유지일지라도 뭔가 북적이고 붐비는 건 간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서다. 사실, 기존에 다닌 몇몇  역들의 경우 사람들이 없는 탓에 역이 관광지로써 변신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되는 걸 통해 간신히 버틴다는 느낌이 짙었다. 

 

 

그런데, 이번 주덕역만큼은 인위적이다는 인상과 쇠퇴하는 인상을 받지 않아 편한 느낌이다. 불행만 있지 않고, 행운도 있다는 사실에 그저 행복할 뿐이다.

 

 

꿋꿋한 주덕역의 모습에서 긍정의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