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동해역에서 처음으로 발권한 승차권이 되겠다.

 

 

이번 승차권은 동해역에서 처음으로 발권했다는 점이 큰 의의가 있다. 또한, 2020년대 처음으로 발권한 승차권이라는 것이다. 발권한 승차권을 통해 동해역에서 처음으로 열차에 탑승했다는 것도 의의를 두고 싶다. 또한, 처음으로 탑승한 태백선의 누리로 열차라는 것이다. 1640 누리로 열차를 제외하고는 전부 무궁화호 열차만 탑승을 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열차가 조정되면서 태백선에서 처음으로 누리로를 탑승하게 된 것이다.

 

 

며칠 전에 누리로 열차들을 포스팅하면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가 바로 동해역에서 처음으로 탑승한 열차라는 점과 태백선에서 처음으로 탑승한 누리로 열차라는 점이다. 며칠 전에 올린 누리로 열차들과 이번 누리로 승차권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각별하다고 볼 수 있다.

 

 

열차에 탑승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촬영한 사진과 발권한 승차권들을 정리하면서 새롭게 접한 동해역과 열차들이 한결같이 내게 처음이라는 의미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단순히 무궁화호 RDC 열차를 담기 위해 갔던 게 여러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이번 답사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이라는 표현을 제대로 실감했다고 볼 수 있다.

 

 

 

 

 

태백선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동력분산식 전기동차 누리로이다.

 

 

과거 강릉역이 시종착역일 당시에는 전기기관차와 객차로 구성된 객차형 열차가 주류였으나 동해역으로 시종착역이 조정되면서 동력분산식 누리로가 주류가 되었다.

 

 

간선 전기동차인 EMU-150의 추가 발주분이 도입되고 나면 일반열차들 상당수가 객차형 열차가 아닌 동차형 열차로 바뀔 것이다. 코레일이 전동차로 패러다임을 바꾸게 된 주된 이유가 바로 누리로였다. 누리로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누리로 인해 노후된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객차형 열차가 아닌 전동차로 바뀌게 된 것이다. 전동차라 유지비가 싸고, 열차 입환 및 조성에 드는 인건비가 줄어드는 장점이 컸기 때문이다. 즉, 비용 절감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볼 수 있다.

 

 

태백선의 누리로가 등장하게 된 이유가 열차 운용의 효율화로 볼 수 있겠다. 무궁화호의 객차 부족과 맞물려 태백선에 운용되던 무궁화호 객차가 주요 간선 및 로컬선으로 이동하고, 주요 간선과 로컬선에 사용되던 누리로가 태백선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번 답사는 그야말로 대세가 된 누리로를 확인하고 온 것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 사진이 신기역에서 촬영한 1640 누리로 열차이고, 두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이 동해역에서 촬영한 1633 누리로 열차인데 이들 사진이 누리로가 대세가 됐음을 설명하는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동해역을 출발한지 30분을 조금 못 미쳐 신기역에 도착하였다.

 

 

열차를 타보는 것도 오랜만이고, 기차역을 답사하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5월 하순의 시기라 어느덧 날씨도 봄과 여름의 경계에 해당했다. 움직여도 땀은 나지 않지만 더위를 느끼는 날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봄의 시간은 줄어들고 여름의 시간이 늘어가는 것만 같다.

 

 

온갖 고생을 하며 8000호대를 카메라에 담은 시기가 2019년 8월이니까 아홉 달이 훌쩍 지난 동안 아름답기로 소문난 태백선과 영동선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들 노선의 시종착역이 강릉역에서 동해역으로 옮겨졌다는 것과 환승 수요를 위해서 무궁화호 RDC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강릉역에서 동해역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겪으면서 마치 한 지역의 터줏대감이 어떠한 이유로 물러난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정작 터줏대감이 물러났는데 터줏대감의 영향력이 필요해서 이를 위해 또 다른 무언가가 생겼달까. 주제와는 상관없지만 강릉선의 KTX가 동해역까지 연장됐다는 것도 많은 변화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덜컹 거리는 전기기관차와 객차 조합의 무궁화호가 아닌 가감속을 바탕으로 한 동력분산식의 전기동차 누리로가 운행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컬쳐 쇼크로 정의해 두고 싶다. 과거 여객열차의 주류가 객차형 열차였다면 이제는 전기동차를 위시로 한 동차형 열차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이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영동선과 태백선 등지에서도 객차형 열차인 무궁화호가 아닌 동차형 열차인 누리로가 운행되는 것을 보며 더욱 확실해졌다. 2018년에 충북선의 누리로를 탑승할 때도 그랬지만, 가감속이 좋아서 승차감도 상당히 편안한 느낌이었다. 객차형 열차의 투박함과는 다르게 동차형 열차의 세련됨이 훨씬 가까이 다가온다.

 

 

동해역을 떠나 처음 정차한 역이지만 탑승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마저 내리는 사람도 나 혼자다. 1분 간의 정차시간이 지나 누리로는 출입문을 닫고 청량리를 향해 유유히 떠난다.

 

 

 

 

 

 

 

 

 

 

그간 몇 번 지나쳤던 곳을 이제야 마음먹고 찾아왔다. 한 번쯤 오겠다고 다짐하고 나서 몇 년이 지났을 거다. 이런 저런 것에 묻혀 살다가 오는 셈이다. 열차가 지나간 다음 플랫폼에서 도계, 태백 방향의 선로와 동해, 강릉 방향의 선로를 돌아본다. 역 주변이 조용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황량하진 않다.

 

 

몇 번 지나칠 때는 몰랐는데, 산 중턱에 있는 듯한 기차역과 주변에 있는 마을이 보다 편안하게 다가온다.

 

 

 

 

 

 

 

 

 

 

영주역 기점 127.6㎞. 기점인 영주역까지 절대로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 신기역의 역사

 

 

- 1940년 7월 31일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50년 1월 29일  역사 소실

 

 

- 1958년 8월 1일  역사 신축 준공

 

 

- 1977년 7월 1일  화물 취급 중지

 

 

- 1992년 1월 22일  현재 역사로 이전

 

 

- 1993년 4월 10일  소화물 취급 중지

 

 

- 1997년 11월 20일 무궁화화 통일호 열차 정차 및 철도승차권 단말기 설치

 

 

- 2004년 4월 1일  통일호 폐지로 무궁화호만 정차

 

 

- 2010년 5월 17일  승차권 차내 취급 지정 및 철도승차권 단말기 철거

 

 

- 2020년 3월 2일  당역 정차하는 태백선 열차 누리로로 변경

 

 

 

 

 

 

 

 

 

 

관심을 많이 못 받는 역이라 역명판과 각종 표식에서 시간의 흔적이 나타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모습이 더욱 고색창연하게 느껴진다. 낡았다고 멋이 없는 게 아니라 낡은 것 나름대로 멋은 있는 것이다.

 

 

플랫폼의 놓여진 벤치도 고색창연함을 배가시켜준다. 플랫폼과 주변 분위기와 뭔가 어울리는 멋이 있다. 예전이었다면 멋들어진 분위기와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더욱 어우러졌을 것이다. 열차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모습이 그려진다. 교통이 발달하고, 젊은층의 이촌향도가 가속화되고 시골 마을이 점차 힘을 잃어가면서 이런 모습도 점차 옛말이 되어 간다.

 

 

시간의 그림자가 기차역에서 느껴지는 모습이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맞이방의 출입문 주변을 동굴의 형상으로 꾸며 놓은 적이 있었으나 오래 전에 옛말이 되었다고 한다. 동굴의 형상으로 꾸며 놓은 것도 이유가 있었는데, 역 주변에 삼척의 명소인 환선굴이 있기 때문이다. 삼척 역시 인접 도시인 동해와 마찬가지로 석회암 지대로 동굴이 발달한 곳이다. 듣기로 역에서 동굴까지 차량으로 10분에서 15분 내외의 위치에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지역의 명소를 적극 홍보하는 듯 했다.

 

 

동굴의 형상은 온데간데없이 나무가 구름사다리 형태로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돌로 제작된 석재와 둥그스름한 돌로 둘러쌓인 조그만 텃밭에 있는 조형목이 아기자기하다. 역의 멋을 한껏 살려준다.

 

 

나무 덩굴 아래에 있는 벤치도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제격이란 생각이다. 산 중턱에 있는 역치고는 사람 친화적인 역이라 하겠다. 근처에 지나가다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역을 방문해 쉬고 가는 것도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역사의 덩치와는 다르게 맞이방은 단촐하다. 규모는 단촐하지만 여객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객 수요가 미미한 탓에 2010년에 철암역과 함께 승차권 차내 취급역으로 지정됐다. 승차권 차내 취급역으로 지정되면서 승차권 발매단말기가 철거되었다. 한편, 철암역은 중부내륙순환열차와 백두대간협곡열차의 개통과 맞물려 승차권 차내 취급역에서 승차권 발매역으로 재지정되면서 매표창구가 다시 운영되기에 이른다.

 

 

승차권 차내 취급역으로 전환된 이후에 수요 부족으로 여객열차도 점진적으로 감축되어 지금은 상행 4회, 하행 3회 등 총 7회의 여객 열차만이 정차한다. 정차하는 열차를 보더라도 이곳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쇠퇴를 피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교통의 발달과 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여객 열차의 감축까지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역사가 우뚝선 존재이다. 주변 마을과 비교해봤을 때 역사가 뭔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그러한 이질적인 점이 기차역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모습이다.

 

 

주변 민가와 큰 도로로 가는 길은 여느 시골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게 왠지 모르게 좋다. 낯선 사람의 등장으로 열렬히 짖어대는 개 말고는 전반적인 마을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편안하다.

 

 

가끔 시골 마을로 가고 싶은 이유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마음의 안정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주요 기차역보다 이렇게 시골에 있으면서 역직원들도 있는 역들을 선호하는 이유가 그래서다. 분위기도 좋았고, 역직원들도 정말 친절했다.

 

 

조용하고 편안한 곳에 왔으면 걷는 것이 인지상정. 동해로 가려면 아직 시간이 남아 길을 따라 걸었다.

 

 

 

 

 

 

 

 

 

 

동굴의 형상을 한 조형물을 통해 삼척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하다. 주변에 환선굴과 또 다른 동굴인 대금굴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환선굴도 유명하지만 대금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서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사진에는 없지만, 길 건너편에 마트와 같이 운영되는 시외버스정류소가 위치하고 있다. 위치와는 다르게 기차가 아니더라도 역을 오고갈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건널목의 느낌이 뭔가 색다롭다. 건널목의 형태와 위치가 전에 보던 것과는 달라서 신기로웠다.

 

 

건널목하면 떠오르는 표지판과 구성 요소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시간여행하기에 정말 충분했다. 편안함 속의 시간여행으로 정의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시 역으로 걸어가는 길이 따뜻하기만 하다.

 

 

 

 

 

 

 

 

 

 

역직원의 안내를 받아 기다리는 동안 8236호 전기기관차가 견인하는 무궁화호가 구내로 들어오고 있다. 1682 열차는 1682 열차인데, 내가 기존의 이용하던 것과는 또 다른 차이가 존재한다. 종착역이 강릉이 아닌 동해가 되겠다. 1682 열차 자체는 몇 차례 이용하던 열차지만, 행선지가 강릉이 아닌 동해란 사실이 신선하기만 하다.

 

 

이번에도 내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타는 사람은 그저 나 혼자다. 신기역에서 겪었던 하루는 따뜻하고 마음 편안한 날이었던 데 반해, 한편으로는 시골 기차역들의 어두운 단면도 같이 보게 되어서 쓸쓸함도 공존했다. 불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시골 기차역들도 사람이 북적이고 마음 편안한 기분을 받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지막 사진은 역에서 내리자마자 찍었던 광장 방향 역사 사진이다. 이번 답사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개인적으로 잘 찍었다고 생각한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역사 사진으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신기역에서 느꼈던 동굴과 철도 사이의 신기로움은 조용함과 편안함이었다.

 

 

 

 

 

 

 

 

 

 

동위동급의 두 열차는 바로 무궁화호와 누리로다.

 

 

공교롭게도 제조했던 업체 또한 같다. 지금은 없어진 SLS중공업이 무궁화호 리미트객차와 누리로를 제조한 업체였다. 무궁화호 리미트객차의 경우 SLS중공업의 전신인 디자인리미트가 제조한 걸 감안할 필요는 있다.

 

 

무궁화호는 전기기관차, 나뭇결 후기로 불리는 객차들과 섞여 있으나 여기서는 논외로 치자.

 

 

무궁화호 리미트객차는 최근에 제조했던 객차로 착각할만큼 외관과 내부도 모두 수려하다는 특징을 지닌 객차이다. 콘센트도 설치가 되어 있어서 맨 앞좌석과 맨 뒷자석으로 예매하면 편리한 점도 있다. 다만, 평은 그다지 좋지 못한 걸로 유명한데, 냉방 출력이 이전에 제조했던 나뭇결 후기로 불리는 객차들에 비해 형편없으며, 심할 경우 내부 공조기가 얼어붙는 현상까지 생긴다고 한다. 또, 저가로 수주했던 탓에 쿠킹 호일처럼 충격에 상당히 약한 걸로 악명이 높다.

 

 

누리로는 코레일이 EEC 이후로 간만에 도입했던 전기동차였다. 일본의 엔화 환율이 상당히 저렴했던 탓에 히타치에서 주요 부품을 도입하고, SLS중공업에서 조립생산한 방식으로 제조한 열차인데, 코레일이 간선열차를 전동차로 도입하게 되는 계기를 만든 열차이다. 외관도 깔끔하게 나왔으며, 내부 인테리어도 무궁화호에 비해 한층 진일보한 모습을 띄고 있는 특징이 있다. 다만, 1개 편성에 객차가 4량이라 수송 능력의 한계가 있고, 편성마저도 적어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전에 올렸던 사진들과 중복된 사진들이긴 한데, 주덕역과 삼탄역을 다녀오면서 생긴 사진들로 동위동급 열차들의 특색이 떠올라 재미삼아 올려보게 되었다.

 

 

 

 

 

 

돌아오기 위해 발권한 승차권이 되겠다.

 

 

이 날 삼탄역에서 탑승한 누리로가 생전 처음으로 탑승해본 누리로였는데, 동시에 생전 처음으로 탑승해본 누리로의 승차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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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탄역에 들어선 충북선 누리로 1710 열차 (2018. 12. 6)

1710 열차로 충북선을 달리는 누리로 열차다. 대전과 제천을 오고가는 열차인데, 누리로와 무궁화호가 수시로 바뀌는 열차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누리로는 가장 최근에 일본에서 도입한 열차 중에 하나인데,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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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게시물에 올라온 누리로가 생전 처음으로 탑승한 누리로였다. 역직원의 안내를 받고, 부랴부랴 찍은 사진인데 열차에 탑승하기 전에 부랴부랴 찍은 사진치고는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하다.

 

 

삼탄역에서 열차 시간이 다가올무렵 날씨가 다시 맑아지기 시작했다. 이 날 겨울 한파가 예고되어 있어서 지형적 특성에 맞물려 살짝 추워지기는 했지만, 우중충한 날씨에 벗어나게 되어서 기분이 자연스레 밝아졌던 기억이다.

 

 

박하사탕의 향기를 담고 떠나가는 기분이 무척 상쾌했다.

 

 

 

 

 

1710 열차로 충북선을 달리는 누리로 열차다.

 

 

대전과 제천을 오고가는 열차인데, 누리로와 무궁화호가 수시로 바뀌는 열차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누리로는 가장 최근에 일본에서 도입한 열차 중에 하나인데, 당시 엔화가 워낙 저렴했으며, 제조사였던 히타치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이전받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조사는 히타치였지만, 국내에서 SLS중공업에서 부품들을 가져와 국내 실정에 맞게 조립한 열차가 되겠다.

 

 

누리로는 하얀 색상에 산뜻한 느낌을 주는 열차라 볼수록 기분이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데, 누리로의 공식 로고도 누리로의 외관을 정체성에 잘 반영해 산뜻하게 만들어졌다. 즉, 열차와 열차의 공식 로고가 산뜻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고 보면 된다.

 

 

또한, 누리로는 전동차의 형태를 갖추면서 일반열차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다소 줄이는 데 이바지하고, 코레일이 본격적으로 여객열차들을 동차화하는 하나의 신호탄이 되기도 하였다.

 

 

삼탄역 역시 산속에 있는 역이라 겨울이라는 계절 특성과 맞물려 해가 일찍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해가 떨어질 시간과 맞물려 사진이 만족할만하게 나왔다.

태백선, 영동선, 중앙선, 장항선을 거쳐 충북선에 이른다.

 

 

내가 다녀온 연선들과 다르게 기차를 타고 살펴본 충북선은 충북선 나름대로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주덕역은 물론, 다음에 올릴 삼탄역, 지금은 무인화가 된 소이역, 목행역, 달천역, 동량역 등이 하나 같이 비슷한 양식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욕의 이모티콘으로 사용되곤 하는 철의 형태를 하나 같이 가지고 있었다.

 

 

복붙이라는 표현이 생각날만큼 역사로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지만, 꽤나 아름다운 자연미를 가지고 있는 연선 중에 하나가 바로 충북선으로 보면 된다.

 

 

똑같은 제품을 국내에서 국외에서 파는 걸 경영학의 용어로 표준화한다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보면 충북선이 가장 표준화에 적합한 연선이라 하겠다.

 

 

무인역은 가능한 배제하고, 역직원이 상주하는 중소도시의 기차역들을 답사한다는 개인적 기준에 맞게 충북선의 첫 시작은 바로 주덕역이다.

 

 

 

 

 

 

 

 

 

 

겨울 날씨의 초입에 들어서서 그런지 날씨가 꽤나 을씨년스럽다. 비가 왔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이제는 흐렸다가 풀렸다가 날씨를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2006년에서 2007년 무렵 충주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충주에 두 번째로 다녀오게 된 셈인데, 그때도 눈이 왔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흐렸다가 풀리는 충주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충주의 날씨가 내겐 운명이 아닐까란 쓸데없는 생각마저 들었다.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마침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넉넉잡아 40분이 지났을까 충북선의 첫번째이자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주덕역에 다다랐다. 충주는 두 번째이지만, 충북선과 주덕역은 각각 첫 번째였다.

 

 

역 주변을 살펴보며 지방 중소도시의 교외지역이면서도 교외지역치고는 번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도 주덕역에 자리한 행정구역이 주덕읍으로서 읍단위의 행정구역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역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무로 만들어진 쉼터가 나온다.

 

 

이제 겨울에 들어섰다는 걸 알려주려는 것처럼 곳곳에 낙엽이 흩부려져 있었다. 나무들은 엉성하게 가지만 남아있는 모습을 보며 겨울이 왔음을 물론, 어느덧 올 한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가지만 남은 나무의 모습이 쓸쓸하면서도 묘하게도 주변의 풍경과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역설의 묘미를 느껴졌다. 겨울은 갈 것이고, 또 봄은 올 것이다.

 

 

 

 

 

 

 

 

 

 

○ 주덕역의 역사

 

 

- 1928년 12월 25일  대소원역의 이름을 가진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47년 5월 1일  대소원역에서 주덕역으로 역명 변경

 

 

- 1980년 10월 12일  현재 역사 준공

 

 

- 2006년 11월 15일  화물 취급 중지

 

 

- 2010년 3월 31일  충북선 누리로 개통으로 운행 개시

 

 

- 2012년 9월 17일  누리로 운행 중단 및 무궁화호로 교환

 

 

- 2014년 5월 1일  충북종단열차 개통으로 운행 개시

 

 

- 2015년 12월 31일  누리로 재운행 개시

 

 

- 2016년 12월 9일  누리로 운행 종료 및 무궁화호로 교환

 

 

- 2018년 7월 1일  충북선 서울 ↔ 제천 1281, 1282 무궁화호 누리로로 교환 운행 개시

 

 

 

 

 

역의 원래 이름은 대소원역이었다. 대소원이라는 지명에서 역이름을 같이 따온 것이었는데, 대소원에서 주덕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현재 이름처럼 주덕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열차의 종별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충북선의 열차패턴이 일반열차 시간표 개정 등을 통해 수시로 변경되는 데 기인한다.

 

 

다른 역들과 다르게 역 자체적으로 무언가 바뀐다기보다는 열차의 종별이나 운행패턴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한편, 동위동급인 누리로와 무궁화호로 수시로 변경되어 왔다가 내년 초에 일반열차 시간표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충북선을 운행하는 일부 열차가 다시 무궁화호에서 누리로로 변경될 예정이다.

 

 

열차종별이 수시로 변경되는 것처럼 이날 날씨도 우중충하다가 이내 해가 들기 시작한다. 자연은 자연인가보다. 말 그대로 자연을 이해할 수가 없다.

 

 

 

 

 

 

 

 

 

 

화물 플랫폼이다. 공식적으로는 화물 취급이 중지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화물 취급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위에서 나온 역사처럼 평범하다. 역 입구에 드러선 화단 두 개가 마치 역의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겨울에 들어선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잎가지들이 쌩쌩하게 달려 있었다.

 

 

열차시간에 맞추어 역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위에서 말한 달천, 소이, 동량, 목행이 화물 취급 중지나 역세권 미약에 따른 여객 취급 중지, 더 나아가 무인화가 될 때 주덕역만큼은 꿋꿋하게 남아 있었다. 운전취급상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읍단위 지역답게 주변 역세권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대전이라던가 대전에서 충주지역에 있는 통근, 통학 수요 등이 존재하고 있어서 역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무궁화호와 누리로를 각각 탑승했는데, 당장 충주에 가는 것만 해도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 열차를 타고 가는 게 훨씬 빠른 접근성을 가졌다.

 

 

 

 

 

 

 

 

 

 

충북종단열차와 무궁화호, 시간표상에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누리로까지 열차편수만 무려 11왕복(22편도)의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만큼 역세권도 갖추고 있고, 접근성도 좋은데다가 버스보다 요금도 저렴한 편이라 철도가 가진 이점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시간표가 설명해준다고 하겠다.

 

 

특히, 대전에 갈 때도 버스를 이용할 때 걸리는 시간과 비용 보다 철도를 이용할 때 드는 시간이나 비용이 저렴한 덕분에 다른 곳과 달리 철도가 보다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역에 막 도착했을 때는 주덕역이라고 다른 중소도시에 있는 기차역들과는 다르지 않구나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역에 사람이 없었으니까. 막상 열차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모습을 보며 내가 가진 생각이 편견이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편견이 깨졌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는 그런 것 말이다. 섣부른 예단은 자제해야 하는 교훈도 덤으로 얻어가는 듯 싶다.

 

 

 

 

 

 

 

 

 

 

충북선도 화물 취급이 활발한 곳 중에 하나라 일찌감치 전철화가 되었다. 실제로도 시멘트를 실은 양회조차가 수시로 운행되는 모습을 접하기도 했다. 열차가 수시로 지나다니는 탓에 열차시간이 임박했을 무렵에서야 역직원이 선로로 향하는 맞이방의 문을 열어주었다.

 

 

전차선과 승강장의 모습이 묘하게 조화되는 것 같다. 사실, 전차선이 있으면 뭔가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을 받고는 하는데, 날씨나 주변 환경 탓인지는 모르지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조치원 기점 71.8㎞. 긴 노선은 아니지만, 충북선은 대전과 충북지역 주요 연선을 이어지는 효자 노선이다. 화물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이어준다.

 

 

 

 

 

 

 

 

 

 

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내 기준에는 직원이 근무하면서도 작은 지역의 기차역에 다니는 것인데, 사진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구내가 꽤 크다는 느낌이다. 4면 2선이니까 역 구내가 시골역이라 생각하기에는 꽤 큰 편에 속한다.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틀에서 한번 벗어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이번 주덕역의 답사가 딱 그렇다.

 

 

 

 

 

 

 

 

 

 

플랫폼 위에 놓여진 의자들이 쓸쓸하거나 기능을 못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열차도 수시로 다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몇 분간의 지연이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에 맞춰 무궁화호 열차가 구내로 들어온다. 그동안 디젤기관차만 찍어서 질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야말로 처음으로 전기기관차를 담아본다.

 

 

8280호, 표준 전기기관차로 불릴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8200호대 전기기관차다. 외관도 거부감이 없이 산뜻한 기분을 주면서도 처음 전기기관차를 담는 나에겐 신선한 기분을 준다.

 

 

8280호대가 끄는 무궁화호 사진은 추후에 올릴 예정이다. 이 날도 역시 파노라마 사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간 다녀온 역들을 보면, 쇠퇴한다는 기분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사람이 고령화되고, 인구가 줄어드는 힘 앞에는 장사가 없으니 말이다. 그만큼 인구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가 꽤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내가 다녀본 역들도 젊은 층들보다는 중장년층들이 주로 있거나 이들마저도 없는 역들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주덕역을 통해 불행 속에서도 한편의 희망을 본 것 같다. 현상유지일지라도 뭔가 북적이고 붐비는 건 간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서다. 사실, 기존에 다닌 몇몇  역들의 경우 사람들이 없는 탓에 역이 관광지로써 변신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되는 걸 통해 간신히 버틴다는 느낌이 짙었다. 

 

 

그런데, 이번 주덕역만큼은 인위적이다는 인상과 쇠퇴하는 인상을 받지 않아 편한 느낌이다. 불행만 있지 않고, 행운도 있다는 사실에 그저 행복할 뿐이다.

 

 

꿋꿋한 주덕역의 모습에서 긍정의 힘을 얻는다.

 

 

 

 

 

 

 

 

그간 이름만 들었지, 말 그대로 익산역에서 생전 처음 접해본 누리로였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로 보는 게 더욱 값지다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열차라고 생각한다.

 

 

외관도 깔끔해서 좋고, 외모도 친근감을 주고, 둥글둥글해서 보기 좋지 아니한가....

 

 

그래도 나름 귀하신 몸이다.

 

 

도입됐을 당시 4량 1편성을 기준으로 32량 8편성이 도입이 됐는데, 4량 1편성이 문곡역에서 사고로 인명피해와 더불어 열차도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문곡역에서 벌어진 일처럼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서는 안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번 탑승해보고 싶은 열차가 바로 누리로며, 무궁화호 리미트객차와 더불어 가장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열차 중 하나가 되겠다.

 

 

 

익산역에서 출발한 무궁화호가 대략 30분이 지났을 무렵 연산역에 도착하였다. 연산역에서 내린 사람은 본인 1명, 탑승하는 사람은 없었다. 연산역 역시 늘상 생각하는 시골역의 모습이었다.

 

 

사진으로는 잘 나와있지 않지만, 연산역의 역간거리표를 잘 보면 연산역이 대전조차장역 기점 39.6㎢에 위치해 있다. 또, 사진을 잘 보면 과선교가 나오는데, 과선교는 주민들에게 있어서 꽤 중요한 시설물 중에 하나이다.

 

 

 

 

 

 

연산역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던 터라 잘 알고 있었지만, 첫 눈에 보기에도 기차역에 왔다기 보다 철도를 주제로 한 놀이동산에 온 것 같았다. 그만큼 사람들이 보다 쉽게 철도에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 연산역의 역사

 

- 1911년 7월 10일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50년 10월 16일  공비 피습으로 역사 소실

 

- 1957년 7월 18일  역사 복구 준공

 

- 1977년 11월 1일  특급열차 여객 취급

 

- 1990년 8월 1일  전산단말기 설치

 

- 1991년 9월 1일  소화물 취급 중지

 

- 1999년 11월 26일  역사 개수

 

- 2001년 9월 17일  역무실 일부 증축

 

- 2003년 1월 28일  연산역급수탑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48호로 지정

 

- 2007년 6월 5일  어린이 철도체험학습 운영 개시

 

- 2007년 8월 10일  일일 역장체험 운영 개시

 

- 2008년 11월 1일  화물 취급 중지

 

- 2013년 1월 10일  철도문화체험장 개장

 

- 2016년 1월 1일  기념입장권 발매 개시 (※ 코레일 기념입장권 발매역 - 서울역, 도라산역, 화본역, 연산역, 정동진역) 

 

 

 

연산역이 겪고 온 이력에서 보듯 특출나지 않아 보여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시나브로 역의 가치를 높여 오고 있었다. 역 자체의 개보수는 물론이고, 급수탑만 해도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인정받은 바 있으며 철도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절찬리에 운영중에 있다. 여기에 2016년에는 전국 5개역에게만 주어진 기념입장권의 발행역으로 당당히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은 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특색있는 간이역들이 사람들이 없다 싶으면 무인화의 칼날을 맞는 것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무인화와 여객취급마저 중지가 되면 역은 말 그대로 방치가 되어 주변 미관이 좋지 않아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회비용의 상실도 초래한다.

 

 

전반적으로 열차이용의 감소를 통한 교통수단의 불편을 초래하며, 역이 방치가 되면서 좋지 않게 활용될 여지가 많아지고, 대개 시골 간이역들은 역사적인 가치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역사적 가치도 덤으로 없애기 때문이다. 

 

 

무작정 역을 없애기 보다 역의 특성을 보다 활용하는 것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의 수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열차이용의 횟수도 유지시켜 교통수단의 불편함도 보다 줄일 수 있기에 가치를 보다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먼저, 역사 바깥부터 하나씩 둘러보기로 했다.

 

 

역사 바깥으로 나갔을 때 여느 평범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였다. 평온한 시골 마을이 있지 않은가... 편안함을 전해주는 분위기 속에 역사 주변에 아기자기하게 역이 꾸며져 있었다. 또한, 마을 주민들 소유의 텃밭도 마련되어 있었다.

 

 

역 구내에만 형식적으로 꾸며놓은 것이 아닌 역사 바깥으로도 세심하게 꾸며놓아 진정으로 철도문화공간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즉, 철도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하겠다.

 

 

 

 

 

 

역사뿐만 아니라 역 주변 마을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인위적으로 정리했다는 느낌보다 자연에 맞게 순리대로 정리했다는 느낌을 주어 편안함을 받을 수 있었다. 역 곳곳이 말 그대로 자연친화적이었다.

 

 

잘 어울린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역사 자체도 시대의 흔적으로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 고풍스러운 역사 주변으로 마을의 풍경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니 말이다.

 

 

연산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코레일 직원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분들의 도움으로 철도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으니 이만큼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 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연산역 기념입장권의 도안인 연산역 급수탑이다.  

 

 

호남선 연선에 위치한 대전, 충남지역의 기차역들 중에서 연산역뿐만 아니라 서대전역과 강경역에도 급수탑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이후 철거되면서 연산역의 급수탑이 호남선 연선에 위치한 대전, 충남지역의 기차역들을 통틀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급수탑이라고 한다. 이러한 특수성과 희소성을 인정받아 문화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48호로 2003년에 지정된 바 있다.

 

 

특히, 화강석을 하나씩 다듬어서 만든 게 사진에서 보던 여느 급수탑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마치 경주에 있는 신라시대의 첨성대를 보는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정교하면서도 주변의 풍경과도 정말 잘 어울린다. 

 

 

사실, 연산역 기념입장권 발매가 이 날 소기의 목적 중 하나였는데, 연산역 기념입장권의 도안도 바로 연산역 급수탑에 따온 것이다.

 

 

 

 

 

 

과선교는 급수탑의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과선교를 통해 철도로 인해 왕래가 곤란한 마을간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역 구내로 열차가 수시로 이동하기에 더더욱 과선교가 필요하다.

 

 

한편, 급수탑 주변으로 요즘 유명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역이 발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과선교를 건너서 본 마을의 규모도 단순히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생각외로 꽤 큰 편이었다. 마을의 논밭과 마을의 건축물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은 거 같아 철도와 자연을 즐기면서 스트레스 푸는 데 이만한 공간도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광장에서 선로 방향으로 역사 전경 사진을 꼭 남기고 싶었는데, 마음이 편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 날 찍은 사진들이 꽤 잘 나와서 몇 장이고 더 올리고 싶을 정도다. 더도 덜도 말고, 이 날 느꼈던 편안함을 평생토록 느끼고 싶다.

 

 

 

 

 

 

역사 내부로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가 맞아준다. 무궁화호와 동위 동급인 누리로를 포함하여 무궁화호 계통 열차가 5왕복으로 정차하고 있으니 열차 운행편수는 꽤 괜찮다고 생각이 든다.

 

 

승차권과 입장권을 발매하면서 역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도 주말보다 평일에 주로 대전으로 가는 통근이나 용무 목적으로 이용하는 수요가 많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맞이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시골역의 맞이방이다. 역으로서 기능을 하고, 역의 사용 주체인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산역을 볼 때 역으로서의 영역을 뛰어넘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문화공간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철도의 영역을 뛰어넘어 사람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초저항이라고 불리는 수도권 지역의 각종 전동차들과 일반열차의 객차 종이모형이 진열장에 놓여져 있었으며, 진열장 위에는 연산역의 옛 모습을 본뜬 종이모형, 서울역, 간이역 카페의 옛 모습을 본뜬 종이모형이 각각 놓여있었다.

 

 

한편, 발매창구에는 경원선에서 운영중인 CDC 디젤동차인 통근열차, 그리고 새마을호 객차 한 량이 고스란히 놓여있었다.

 

 

그것보다 재미있던 건 아재개그라 불리는 기차역의 역명을 활용한 아재개그 리스트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역은?' '상봉역' 바로 이런 식이다. 숨겨진 개그 본능을 자극한다. (승부해야하는 역은 승부역이요, 동화책이 있는 역은 동화역이다. -_-;)

 

 

나무 장식과 종이 모형들은 아마도 철덕들이 가져다 놓은 것 같다. 건전하게만 한다면, 철덕도 꽤 좋은 덕질이요, 취미라고 생각한다. 사실, 철덕들의 흔적을 마주한 것도 연산역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신선했다. 연산역뿐만 아니라 황간역에서 진정한 철덕문화체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황간역도 답사하고자 하는 시골역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이 철도를 보다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건널목과 신호기는 물론이고, 이제는 어엿한 코레일의 플래그쉽인 KTX의 석고 모형도 놓여있어서 철도를 마음놓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연산역이 왜 철도문화체험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 설명해주는 듯 했다. 이것말고도 시소 의자와 토끼 우리가 자리하여 있어서 철도와 자연은 물론, 낭만까지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깊은 인상이었다.

 

 

동물들을 활용한 명예역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 연산역의 명예역장이야말로 토끼가 아닌가 싶다.  

 

 

한편, 원래 KTX가 아니라 간선전기동차인 누리로의 모형이 놓여있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누리로의 모형은 온데간데없고, KTX의 모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KTX가 어디에서든 주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일반열차들도 KTX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연산역에서 철도문화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연산역의 연락처와 공식 카페에 문의하면 된다.

 

 

※ 네이버 카페 - https://cafe.naver.com/yeonsanst , 연산역 041-735-0804

 

 

 

 

 

 

화장실의 반대편 측면에 보면 '여객열차 운행 변천사'가 마련되어 있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여객열차들의 목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19세기 1899년부터 현재 21세기 2015년까지 여객열차 운행 변천사를 통해 철도의 역사, 열차의 역사를 넘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사회가 흘러왔는지 반추해볼 수 있는 좋은 항목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단체관광열차나 명절 임시열차로나 볼 수 있게 된 진짜 새마을호의 모습이다. 새마을호는 동차형, 일반 장대형을 모두 통틀어 각종 기차역에서 카페로 또는 체험관으로서 사람들과 호흡하고 있다. 꼭 현역에서 뛰는 것만으로 사람들과 호흡하는 건 아니니까. 참고로 연산역 구내에 위치한 새마을호 객차는 다섯 자리로 일반 장대형 객차이다.

 

 

이처럼 현업에서 물러난 열차들을 각종 주제나 특성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새마을호가 과거 안락함을 주던 철도청 시절의 플래그쉽이자 철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연산역을 학점으로 평가한다면, "A+"로 평가하고 싶다.

 

 

연산역에서 이 날 겪었던 경험은 단순히 기차역을 경험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문화공간을 경험했다고 자부한다. 역 나름대로 특색이 있겠지만, 역 나름대로 특색을 잘 살리지 못하거나 단순히 형식적인 면에만 치중해서 꾸몄다고 느껴진 역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날 연산역에서 본 풍경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치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들과 호흡하고자 만든 기차역이자 문화공간이라는 것이고, 심혈을 기울여 고민했다고 느껴졌다는 점이다. 이 점이 기존에 봤던 기차역들과 연산역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였다.

 

 

 

  

 

 

내가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의 영역을 뛰어넘어 역이 가진 가치를 보다 크게 만들고, 역의 특색을 살려 사람들과 호흡하는 그런 기차역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연산역은 내가 희망했던 가장 최고의 기차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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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동호인들에게 일반열차 누리로와 무궁화호 리미트객차 제조사로 널리 잘 알려진 SLS 로고를 올립니다. 덕후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