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영혼

2017년 새해 첫날 방문한 동백산역은 아무 생각도 없이 찾게 되었다면, 2019년에 방문한 동백산역은 레어템으로 불리는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담기 위해 방문한 목적이 있었다.

 

 

지금 와서 이야기를 하지만, 8000호대 전기기관차가 레어템 중의 레어템으로 불릴만했다. 사실, 지난 4월 초순에도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잡기 위해 철암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철암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기관차가 출발했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동백산역이 아닌 태백역을 통해 철암역을 갔었는데, 이후 태백역이 아닌 동백산역을 통해 철암역으로 가는 게 더욱 빠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름 값비싼 교훈을 치뤘다고 생각한다.

 

 

쓰라린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꼭 8000호대 전기기관차를 담고, 석포역까지 답사를 완료한다는 야심찬 구상을 갖고 온 첫번째 장소가 바로 동백산역이었다.

 

 

기나긴 터널 중의 하나인 솔안터널이 지나자마자 동백산역에 열차가 도착하고 있었다.

 

 

 

 

 

 

 

 

 

 

강릉역에서 10시 정각에 출발하여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1638을 타고 원대한 포부를 픔고 도착한 동백산역이었다. 이번에도 타는 사람 없이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어김없이 나 혼자였다. 곧이어 열차에서 출발하고, 기차여행을 하는 어떤 이모들이 필자에게 손을 흔들었고, 그렇게 무궁화호 열차는 청량리역을 향해 떠나갔다. 

 

 

하늘이 맑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치고는 크게 덥지 않았다. 맑은 날씨를 볼 때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한다고 해야 할까.

 

 

날씨의 차이만 있을 뿐 2년 전에 다녀갔을 때와는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다만, 날씨가 맑고 쾌청하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차가운 겨울 날씨보다 더욱 좋은 기운을 주는 차이는 있겠다.

 

 

 

 

 

 

 

 

 

 

○ 동백산역의 역사

 

 

- 1975년 2월 1일 태백신호장으로 영업 개시

 

 

- 1984년 12월 1일  동백산역으로 역명 변경

 

 

- 1988년 12월 15일  보통역으로 승격 및 화물취급 지정

 

 

- 2007년 6월 1일  여객취급 중지

 

 

- 2009년 10월 31일  화물취급 중지

 

 

- 2009년 11월 24일  솔안터널 공사에 따른 임시역사로 역무 이전

 

 

- 2012년 6월 27일  솔안터널 개통과 동시에 신 역사에서 여객취급 및 승차권 창구발매 개시, 태백선측의 동백산을 분기로 격하

 

 

- 2017년 6월 7일  승차권 창구발매에서 승차권 차내취급으로 전환

 

 

 

 

 

기본적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달대식 역명판과 달리 지주식 역명판은 부분적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신규 형식을 채용한 역명판으로 교체되었는데, 아마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교체가 되지 않았을까란 추측을 해본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라지만, 교체된 역명판이 더러 밝은 느낌을 준다. 항상 단장하라고 하는 게 이런 이유가 있어서인가 보다.

 

 

같은 상품이라도 깨끗한 상품과 먼지가 가득 묻어난 상품의 차이가 천양지차라 하지 않는가. 당장 나부터도 깨끗한 상품에 손이 가기에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바람개비는 분명 전에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플랫폼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탓에 바람개비도 바람따라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솔안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태백에 이르게 되고, 동백산역에 이르게 된다. 스위치백이라는 역사적 유물과는 달리 또다른 매력과 재미가 있다. 여기에 스위치백 시절과는 달리 엄연히 시간마저 단축되기에 한시가 바쁜 입장에서 보면 꼭 손해가 아니란 생각이다.

 

 

 

 

 

 

 

 

 

 

지금 다시 역사를 바라보면서 느낀 건데, 역사 3층이었다. 전에 갔을 때를 생각해 2층인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보고난 후에 3층이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계단이 많고, 오고갈 때 숨이 가빴던지 이제서야 궁금증이 풀린 느낌이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역사답게 강릉역과 더불어 수도권에 위치한 기차역들과 흡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태백 지역의 거점역이라 할 수 있는 태백역보다 시설이 더욱 깨끗하고 좋다.

 

 

 

 

 

 

 

 

 

 

플랫폼도 소소하게나마 바뀌었는데, 역사 안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맞이방은 예전과 그대로이나 있어야 할 매표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새해 첫날 다녀오고 나서 6달이 지났을 무렵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었다는 소식을 접해서 포스팅도 수정을 해놓았는데, 역시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면서 매표창구가 닫혀 있었다.

 

 

매표창구가 있던 자리에는 화분이 놓여있고, 태백산의 천제단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매표창구가 폐쇄됐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에 매표창구의 운영중지 안내문도 놓여져 있었다. 그래서 새해 첫날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매표창구가 운영이 되고 있었고, 승차권과 입장권을 발권할 수가 있었으니까. 그때 발권한 승차권과 입장권이 나름의 가치를 가지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도 수정이 들어갔는데, 강릉역까지 다시 개통되면서 강릉역의 운임이 추가 되고, 종착역도 정동진역에서 강릉역으로 변동되었다는 차이점이 있겠다. 1661, 1662의 태백선 무궁화호가 감편되었다는 걸 포함되겠다. 1661, 1662 열차는 감편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2017년에 열차시간표 개정이 되면서 폐지되었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환되고,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의 수정을 제외한 맞이방의 모습은 예전과 그대로였다.

 

 

차내취급역으로 전환하면서 매표창구만 폐쇄했다는 이야기지 동백산역은 운전취급상 중요한 역 중에 하나라서 역직원이 그대로 근무를 한다. 2017년에 백산역이 무인화가 되면서 백산역의 운전취급도 동백산역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역사를 담아본다. 하늘이 맑고 깨끗해서 그런지 역사도 더욱 돋보인다.

 

 

여기에 바람마저 선선하게 불어 기분도 덩달아 상쾌해진다. 시간상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예전과 달리 주차장에 있어야 할 택시들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동백산역의 현실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하겠다. 실제로 코레일이 발간하는 철도통계연보를 보면, 여객이용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걸 알 수 있고, 통리 시절과는 달리 역세권마저 미약해 매표창구를 운영해야할 이유가 점점 희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방에 있는 역들이야 인구 감소와 맞물려 여객의 감소는 필연이다. 그렇지만, 운전취급과 화물취급을 통해 동백산역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역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 2017년 1월 1일 동백산역 방문기 - https://flytoazuresky.tistory.com/658 "

 

 

 

 

 

 

 

 

 

 

세 장으로 담은 한탄강역이다.

 

 

전곡에서 생전 처음 통근열차를 타고 소요산으로 가는 길에 정차 시간을 이용해 찍은 사진이 되겠다.

 

 

초성리역에서 전곡역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갈 때 중간에 역이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내겐 존재감이 없는 기차역이었다. 한탄강역을 처음 접했을 때 2016년에 다녀온 비동승강장이라던가 양원역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양원역에 비하면 뭔가 엉성하기 짝이 없고, 비동승강장에 비하면 그래도 관리가 되고 있어 역의 면모를 갖추고 있으니 양원과 비동 사이로 판단해볼 법하다.

 

 

플랫폼 위에 있는 의자와 비를 피할 수 있는 가림막이 맞이방의 역할을 대용한다. 또, 의자와 가림막이 역사의 전부가 되겠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한 분이 홀로 한탄강역에서 내린다. 타는 이는 아무도 없다.

 

 

역에서 내린 어르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사뭇 궁금해진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인생도 그렇게 흘러간다.

초성리역을 거쳐 가보고 싶은 역으로 선정한 전곡역에 이른다.

 

 

마음 같아서는 초성리, 전곡, 연천, 신탄리까지 경원선에 직원들이 근무하는 역들은 모두 다녀오고 싶었지만, 시간이 되지 않는다. 말이 좋아 초성리역 다음으로 가보고 싶은 역이었지 시간상 가능한 역이 전곡역까지였다.

 

 

개인적으로 시간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이럴 때보면 원망스럽기 그지없다.

 

 

사실, 초성리와는 달리 전곡에서도 이러저러한 사정 탓에 시간에 쫓겼던 터라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초성리역에서 이러저러한 사정이란 게 보면 어처구니 없던 거였다. 나는 연신 가져가도 괜찮다고 하는 데 반해 정작 상대방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해야할까... 뭐, 그런 일이 있었다. 내가 괜찮다는 의사 표시를 그냥 액면 그대로 이해하고, 넘어갔다면 나도 갈 길을 서두르게 재촉하지도 않아도 됐을 거고, 상대방도 굳이 시간을 빼앗기지 않았을 터인데, 이런 사정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또, 그렇게 됐다면, 나도 초성리역에서 통근열차를 타고, 전곡역에서 여유있게 주변을 돌아보며, 승차권뿐만 아니라 입장권도 발권하며 나름대로의 추억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사정 탓에 시간에 쫓기고 갈 길을 재촉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곡에서도 부랴부랴 사진 찍고, 승차권 발권하느라 역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다. 초성리역을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전곡역에 도착하자마자 부리나케 전곡역까지 뛰어갔던 나름의 우여곡절도 존재한다.

 

 

역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서둘러서 역 주변의 모습을 담기 시작한다.

 

 

초성리와는 달리 여느 지방 소도시의 한 모습이랄까, 내가 생각했던 경기도의 모습에 조금이나마 한발 다가선 느낌을 주었다.

 

 

 

 

 

 

 

 

 

 

○ 전곡역의 역사

 

 

- 1912년 7월 25일  영업 개시

 

 

- 1945년 9월  남북 분단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의 경원선 최남단 역이 됨

 

 

- 1958년 10월 16일  현 역사 완공

 

 

- 2011년 7월 28일  집중호우로 인한 선로 유실로 영업 일시 중단

 

 

- 2012년 3월 21일  초성철교 완공으로 통근열차 운행과 영업 재개, 편도 기준 1일 6회 감편

 

 

- 2012년 7월 1일  통근열차 운행 편수 증편

 

 

- 2014년 10월 31일  수도권 전철 1호선 복선전철 착공

 

 

- 2015년 5월 29일  화물 취급 중지

 

 

- 2018년 8월 29일  전곡 ↔ 연천 구간 사이 차탄천 철교가 폭우로 침수되어 경원선 통근열차가 당 역까지만 운행

 

 

- 2018년 9월 7일  전곡 ↔ 연천 구간 사이 운행 재개

 

 

- 2019년 4월 1일  경원선 동두천 ↔ 연천 구간의 전철화 공사로 인한 통근열차 운행 중단, 일 32회 대체버스 운행

 

 

- 2022년  수도권 복선 전철 구간 완공 및 개통에 따라 전철역으로 전환될 예정

 

 

 

 

 

지난 4월 1일부로 통근열차가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연천역까지 들어가는 화물열차와 전세객차는 초성리역으로 종착역이 변경되면서 전곡, 연천, 신탄리의 경우 역의 운영이 모두 중단되었다고 한다. 3년이 지나면 연천도 전곡도 전철역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우리나라의 주요 간선들의 전철화도 머지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2005년 무렵으로 기억하는 데, 이때도 단선이기는 하나 영동선도 전철화가 되었다. 2019년인 지금 장항선, 경원선도 장래에 전철화가 된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시나브로 전철화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역의 한 가운데에 이처럼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떡하니 놓여있는 게 인상 깊었다. 기존에 다녔던 역들과 주는 느낌이 달라서일 것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사진을 찍는 나는 나그네라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해본다. 정신없이 갈 길을 가다가 숨이 차던 나그네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 같다.

 

 

나그네도 여울목을 건너가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여울목을 만나 지나가는 길일 것이다.

 

 

 

 

 

 

 

 

 

 

열차가 들어오기 전 잠시 한숨을 놓으며, 승차권을 발권하고, 역사 내부를 찬찬히 살펴본다. 전곡까지 숨 돌릴 틈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편안함이 따로 없었다. 시간이 됐다면 입장권까지 같이 발권을 받았겠지만, 열차 시간이 임박해서 입장권 발권은 시간상 어려웠던 탓에 역직원은 난색을 표하며 승차권만 발권해주었는데, 전곡역에서 발권한 승차권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승차권에 보면 열차등급란에 통근열차라는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며 다시 한번 경원선의 연선에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통근열차가 들어간 승차권을 갖게 된 것도 처음이었다.

 

 

경원선도 처음이고, 통근열차도 처음이고, 통근열차가 기입된 승차권도 처음이었다. 고로, 경원선은 내게 모두 처음이라는 주제와 결론으로 귀결되는가 보다.

 

 

한편, 2005년만 해도 경원선에서 한탄강역을 제외하면 역직원이 배치됐음은 물론, 역창구도 운영되어 승차권과 입장권 모두 발권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러다 2007년이 지날 무렵 역운영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무인화나 승차권 차내취급 전환이 알음알음 진행되어 2019년 현재는 동두천, 소요산, 초성리, 전곡, 연천, 신탄리만 역직원이 근무하는 역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마저도 초성리는 일근제로 변하게 되었으며, 승차권을 발매하는 역으로는 동두천, 전곡, 연천, 신탄리가 전부다.

 

 

개인적으로 초성리, 전곡, 연천, 신탄리를 상정했던 이유도 바로 역직원이 근무하는 시골역이라는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용산 기점 65.2㎞. 초성리보다 용산에서 더 멀어졌다. 전곡까지 오는 우여곡절 동안 제법 먼 거리를 왔음을 알려주는 이정표인 셈이다.

 

 

 

 

 

 

 

 

 

 

다른 연선과는 달리 경원선에서는 차광막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초성리에서도 플랫폼 위에 차광막이 설치되어 있었고, 전곡도 그랬다.

 

 

주변 역세권이 형성이 되어있어서 그런지 열차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는데, 전곡역이 위치한 행정구역이 전곡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열차가 구내로 진입할 무렵 많은 사람들이 통근열차를 타기 위해 몰려들었다. 

 

 

한편, 과선교도 사진으로만 봤지, 실제로 본 적이 전혀 없었는데, 과선교도 이 날 처음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시간에 쫓겨 그마저도 보다 한정된 역들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 못내 아쉬웠는데, 한발 물러서서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느낀 건 꼭 아쉬움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생전 처음 과선교도 직접 봤고, 통근열차도 타보고, 열차등급에 통근열차가 들어간 승차권도 발권하고, 가보고 싶었던 역들도 둘러봤으니 이것대로 만족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파노라마 사진도 남길 수 있었으니 소득의 이유였다. 늘 그렇듯 파노라마 사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다녀왔던 곳에서 남긴 사진을 다시 꺼내보며, 마음을 내려 놓고, 세상이라는 여울목을 건너는 나그네의 모습을 떠올린다.

 

 

 

 

 

 

 

 

 

 

2019년 3월 31일부로 경원선 구간을 운행하는 통근열차와 DMZ Train 평화열차가 운행이 종료된다는 소식을 듣고, 여태까지 다녀온 적도 없는 경원선도 다녀오고, 탑승해본 적도 없는 통근열차를 타보기 위해 일정을 잡고 다녀왔다.

 

 

마음 같아서는 통근열차를 하루 종일 질리도록 타보면서 백마고지역, 신탄리역, 연천역, 전곡역 등 직원이 근무하거나 종착역까지 다 다녀오고 싶었으나 시간과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초성리역, 전곡역을 둘러보고, 중간 한탄강역을 사진 세 장으로 남기게 되었다. 여기에 의정부역에서 뜻하지도 않게 DMZ Train, 평화열차가 지나가는 걸 사진으로 남기게 되었으니 만족할만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다만, 시간에 쫓긴 탓에 전곡역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고, 전곡역에서 입장권을 발매하려는 목적도 열차시간이 다다른 탓에 승차권만 발매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가져오게 되었다.

 

 

경원선의 첫 시작이었던 초성리역에서 남긴 사진들과 통근열차도 타봤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보려 한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마주했던 첫번째 역이 바로 초성리역이었다.

 

 

 

 

 

 

 

 

 

 

 

소요산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초성리역으로 가는 동안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경기도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경기도의 모습은 수도권에 위치한 행정구역답게 아파트가 즐비하고, 번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도시적인 느낌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의정부에서 소요산으로 갈수록 내가 생각했던 도시의 모습이라기보다 점점 지방의 중소도시, 시골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내가 가진 편견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겪었던 것이다.

 

 

강원도와 비견될만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수도권에 살다가 강원도로 갔던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강원도하면 시골이고 온통 논밭의 풍경의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종종하곤 했다. 그런데, 막상 강원도에 가면 온통 시골이고 논밭의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원도의 주요 도시인 춘천, 원주만 가도 내가 생각했던 강원도가 맞냐는 것이다.

 

 

마치 편견의 역이라고 해야할까... 이런 일들을 마주하다보면 역시 단정짓기 보다는 몸소 다녀보고 실천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소요산에서 마주한 시골의 모습이 초성리역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사진에 나오는 공중전화박스도 근래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는데, 초성리역의 광장 앞에는 이렇게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2005년 이 시기까지만 해도 핸드폰이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공중전화박스를 찾아보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도 모르게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을 반증한다.

 

 

공중전화박스 내부에는 IC카드와 동전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기가 놓여있었다. 실제로 작동이 되는지 확인하지 않았지만, 딱히 사용불가를 안내하는 메시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사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초성리역의 역사

 

 

- 1950년 10월 5일  경기도 포천군 청산면 초성리에서 유엔군 군수품 하역소로 영업 개시

 

 

- 1953년 9월 10일  철도청으로 이관

 

 

- 1959년 8월 10일  보통역으로 승격

 

 

- 2008년 12월 1일  승차권 차내취급역으로 지정 및 철도승차권 단말기 철거

 

 

- 2011년 7월 28일  집중호우로 인한 선로 유실로 영업 일시 중단, 관광 및 화물열차도 당역까지만 운행

 

 

- 2012년 3월 21일  초성철교 완공으로 통근열차 운행 재개와 동시에 편도 기준 1일 6회 감편

 

 

- 2012년 7월 1일  통근열차 운행 편수 증편

 

 

- 2014년 10월 31일  수도권 전철 1호선 복선 전철 착공

 

 

- 2018년 7월 2일  경원선 연천 ↔ 백마고지 구간 선로 개량 공사로 인한 통근열차는 연천역까지만 운행

 

 

- 2019년 3월 31일  경원선 동두천 ↔ 연천 구간 전철화 공사로 인한 통근열차 운행 중단. 대체 버스 일일 편도 32회 운행. 경원선 구간의 화물열차도 당역까지만 운행

 

 

 

 

 

초성리역의 첫 시작은 유엔군 군수품 하역소로 출발하는데, 이는 초성리역의 목적이 군사용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초성리역으로 오는 동안 자주포 등 군수품을 탑재한 화차들을 접할 수 있었다. 초성리역을 비롯 경원선 구간의 주요 고객층이 군장병들인 것을 감안하면 경원선의 본래 목적이 군사용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으론, 각종 자연재해의 한 가운데 놓여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는데, 2010년대에 들어 무려 두 차례나 철교나 각종 시설물들이 비피해를 보았다. 어찌보면 순탄하지 않았던 시간을 보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사 내부의 한 켠에 액자 하나가 걸려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액자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역의 이력, 역사의 사진, 흘러온 시간, 주변 관광지 및 주요 행사를 안내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데, 역의 소개액자를 통해 사람들이 철도란 존재에 대해 더욱 친숙함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KTX의 사진이 담긴 형식적인 사진보다 이렇게 역과 열차, 그리고 철도라는 특성이 담긴 사진이 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도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그간 못보고 지나친 것일지는 모르지만, 이처럼 역의 소개액자를 본 것도 초성리역이 처음이었다.

 

 

여태 다녀온 역들과는 분명한 차별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역이라 하겠다.

 

 

 

 

 

 

 

 

 

 

역의 매표창구가 있는 자리는 이미 널판지로 막혀있었다. 역사에서 보듯 2008년 12월 1일부로 이미 승차권 발매가 중단되었다. 안 그래도 역세권이 주변 역들에 비해 미흡한 데다 2006년 12월 15일 소요산역까지 복선 전철화가 이루어지며 수도권 전철 1호선이 개통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역 주변으로는 시내버스가 수시로 지나다니고 있을 정도로 생활권인 의정부까지 가는 데 있어 의정부까지 바로 가는 시내버스보다 통근열차를 타고가야할 타당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전철화가 주는 양날의 검이다.

 

 

또한, 초성리역도 동두천 ↔ 연천 구간이 복선 전철화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인 2022년에 맞춰 역사가 이전되며, 통근열차가 아닌 수도권 전철 1호선이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역의 안내판과 역사 외부에 현수막을 걸어 통근열차의 운행 중단과 이를 대신할 대체버스의 운행을 안내하고 있었다.

 

 

한편, 초성리역의 운영 방식이 다소 독특한데, 배치간이역으로 역직원이 근무하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말과 공휴일은 근무하지 않는 일근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역직원은 운전취급과 화물취급을 목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맞이방으로 들어오는 곳에 집표함이 놓여있었다. 집표함에도 경원선의 연선 구간이 그렇듯 통근열차의 운행방식이 꽤 특이하다고 느꼈는데, 역직원이 근무하는 역에 한해 집표함이 설치되어 있거나 실제로 열차의 도착에 맞춰 역직원들이 나와서 하차하는 승객들로부터 일일이 승차권을 받거나 현금 1,000원을 수수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연선에 있는 기차역들의 경우 여객전무 등이 승차권을 확인하지 역직원들이 일일이 나와서 승차권을 확인하는 경우를 겪어본 적이 없었던 탓이 컸다. 경원선에서 그간 겪지 못했던 경험들을 많이하는 것 같아 색다랐다.

 

 

 

 

 

 

 

 

 

 

예전에 비해 개보수가 되어 있겠지만, 그래도 오랜 기차역의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도시적인 느낌이 강한 경기도에서 오랜 기차역을 마주한 건 색다른 경험이나 다름 없었다. 역직원에게 촬영을 받기 위해 역무실로 향하던 때에 역무실의 문이 열려 있어서 역무실 내부도 볼 수 있는 경험도 있었으니 이 날 답사야말로 일석이조였다.

 

 

사진을 찍기 전에 역장에게 허락과 양해를 구했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위에 나온 사진들도 당연히 허락과 양해를 구한 뒤에 찍은 사진들이다.

 

 

 

 

 

 

 

 

 

 

역직원이 근무하는 이유가 바로 저 시멘트 사일로이다. 한라시멘트가 운영하고 있는 시멘트 사일로인데, 바로 저 시멘트 사일로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주중에 화물열차가 초성리역까지 들어온다고 한다. 운전취급과 화물취급을 목적으로 직원이 일근제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역장의 설명으로는 경원선의 동두천 ↔ 연천 구간의 전철화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도 통근열차를 비롯해 여객열차는 다니지 않겠지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양회조차뿐만 아니라 다른 화물열차들도 초성리역까지 들어오고, 운전취급과 화물취급을 위해서 평소대로 직원들이 근무할 예정이라고 한다. 동두천과 소요산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공사기간 동안 직원이 근무하는 역이 된다는 설명도 덧붙여줬다.

 

 

 

 

 

 

 

 

 

 

동두천, 소요산 방면 선로다. 개인적으로 한번 명칭을 붙여보자면 청산 포인트로 붙이고 싶다. 건널목을 건너 플랫폼 위에서 찍은 열차가 그야말로 만족 그 이상이다. 이 날 답사한 소득 중에 하나다. 건널목을 건너 플랫폼에 올라 동두천, 소요산 방면으로 열차가 들어오는 사진을 찍으면 주변 풍경과 조화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광장 방향의 역사 사진인데, 화면에 다 나오도록 찍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광장 방향에 한해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었는데, 이 또한 내겐 소득이었다. 뒤이어 사진으로 공개하기로 한다.

 

 

한편, 역간판에 쓰여있는 글씨가 꽤 컸다. 다른 역들과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용산 기점 59.6㎞. 같은 수도권이라지만, 용산까지 꽤 거리가 있었다.

 

 

긴 거리 동안 주변 풍경도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오래 사진으로는 플랫폼에 지주형 역명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주형 역명판은 온데간데 없었다. 부착식 역명판만 덩그러니 붙여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아마 이 시절 철거가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구내에는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건널목들이 놓여있었다. 즉, 복선전철화 공사를 암시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전곡, 백마고지 방향쪽으로 가까이 걸어가보면 시멘트 사일로의 웅장함과 위압감에 짓눌린다.

 

 

전곡, 백마고지 방향을 등지고, 동두천, 의정부 방향으로 보면 산세나 주변 환경이 뭔가 편안함을 주는 기분이다. 역시 경기도도 다 같은 경기도가 아닌가 보다.

 

 

 

 

 

 

 

 

 

 

뒤이어 전곡역에도 나오겠지만, 플랫폼 위에 차광막이 씌여 있었는데, 예전 2000년대 초중반 경원선을 배경으로 나온 드라마들이 생각이 난다. 경원선을 배경으로 나온 드라마들을 보면 차광막 밑에 의자들이 놓여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예전의 모습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모습이 마치 든든한 존재의 모습이다.

 

 

 

 

 

 

 

 

 

 

역의 기본은 당연히 역사다. 역에 가면 역사의 온전한 모습은 꼭 남기자는 게 일종의 소신이다.

 

 

선로 방향의 역사를 시간에 쫓기던 탓에 제대로 찍지 못한 점이 평소 가진 소신에 반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느끼는 거지만,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꽤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에 쫓기던 모습도 함축적인 의미를 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다. 가져온 것도 많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많았다.

 

 

그래도 소득 중에 하나인 파노라마 사진이 마음을 뿌듯하게 해준다.

 

 

 

 

 

 

 

 

 

 

파노라마 사진들은 내가 원하는 구도로 정말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느낌이 많았지만, 파노라마 사진을 보며 마음이 많이 풀어졌다.

 

 

역사의 그대로를 담은 것 같아 지금도 다시 보면서 흡족함을 느낀다.

 

 

초성리역이 첫번째고, 통근열차를 본 것도 첫번째고, 경원선을 접해본 것도 첫번째다. 아쉬움과 소득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를 누누이 했지만, 이렇게 글을 쓰며 다시 정리를 해보면 그래도 소득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청산을 따라 접해본 첫번째 경험들이 내겐 소중한 추억이자 값진 소득이었다.

 

 

 

 

 

 

 

 

 

 

세 여울이 만나는 곳, 삼탄역.

 

 

열차와 사람 모두 방법은 다르지만, 세 여울이 만나는 곳을 향해 달리거나 걷는다.

 

 

삼탄역 가는 길을 따라 여울따라 느지막이 걷다보면 박하사탕의 향기가 그윽한 삼탄역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한반도 지형을 빼닮은 여울도 같이 만나게 되는데, 삼탄역의 풍경에 감탄을 하게 된다.

 

 

 

 

 

삼탄역을 둘러보다 보면 안내표지판으로 나오는 공식 촬영포인트 중에 하나인 곳이다.

 

 

방금 업로드한 사진처럼 한반도 지형과 유사한 형태의 여울, 주변 산세, 그리고 삼탄철교의 조화로움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잔잔히 흐르는 여울의 모습과 주변 산세의 경치가 조화로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곁에 있는 삼탄철교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주변의 풍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주덕역, 삼탄역으로 이어지는 답사하는 동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바로 저 사진이다. 동시에 가장 큰 수확이기도 하다.

 

 

세 여울이 만나는 곳에서 훨씬 많은 아름다움을 선사받는다.

주덕역에서 삼탄역으로 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날이 다시 흐려진다.

 

 

십여 년 전에 충주를 다녀왔을 당시에도 계절이 겨울이었는데, 겨울 날씨치고는 꽤 변화무쌍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때도 그렇게 일기 변화가 심했는데, 이번에도 변함없이 일기 변화가 정말 심했다.

 

 

날씨야 흐리고 바람이 불어 을씨년스러웠다지만, 경치는 산과 호수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 영동선 등은 언론매체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잘 알려졌다지만, 정작 충북선은 이들 노선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받는 노선은 아니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 보물이 많다는 말처럼 이번 충북선의 경험이 딱 그랬다.

 

 

주덕역을 떠나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 감상에 젖다가 어느덧 삼탄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역간판을 비롯해 소소한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역사의 양식은 똑같다. 주덕역에서도 욕의 이모티콘으로 널리 사용된 철의 형태를 띄더니 삼탄역으로 오는 동안 지금은 무인역으로 전환된 달천, 목행, 동량 등 역사들이 하나 같이 똑같은 양식을 지니고 있었다.

 

 

복사하고 붙여넣기의 약칭인 복붙이라는 단어가 떠오를만큼 경치와 반대로 역사들의 멋은 사실 없는 편이다. 오는 동안 무인역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나같이 비슷할 수 있을까란 물음과 함께 역사의 멋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복잡한 감정을 뒤로 하고, 영화 박하사탕의 촬영지였던 공전역과 함께 널리 알려진 역이자 철도사진의 포인트로 각광받는 삼탄역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 삼탄역의 역사

 

 

- 1959년 2월 15일  충주 ↔ 봉양 간 충북선 철도가 개통됨에 따라 배치간이역으로 영업 개시

 

 

- 1967년 7월 1일  배치간이역에서 보통역으로 승격

 

 

- 2016년 1월 1일  충북선 누리로 운행 개시

 

 

- 2016년 12월 9일  누리로 운행 중단 및 무궁화호로 대체

 

 

- 2017년 6월 2일  삼탄 테마역 조성 사업에 따라 역간판과 역명판의 양식 변경

 

 

 

 

 

 

 

 

 

 

 

나를 내려준 무궁화호 1707 열차는 삼탄역을 떠나 공전, 봉양 방면으로 향했다. 삼탄역에서 내린 사람은 본인 딱 한 명뿐이었다. 탑승한 사람은 없었다. 여객전무도 주변을 둘러보다 멋쩍었는지 이내 다시 열차에 탑승하여 무궁화호와 함께 공전, 봉양 방면으로 떠났다.

 

 

 

조치원 기점 100.6㎞. 조치원을 기점으로 100.6㎞ 달려온 열차가 마주하는 곳이 바로 삼탄역이라는 이야기가 되겠다. 역무실에서 나온 역직원이 내게 용건을 묻는다. 사진에서 본 삼탄역이 아름다워서 꼭 한번 오고 싶었다고 하자 주변을 찬찬히 둘러볼 것을 권한다.

 

 

 

선로 주변에서는 선로 보수를 하는지 보선원들이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다.

 

 

 

 

 

 

 

 

 

 

 

역사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2017년 6월 2일 삼탄 테마역 조성 사업이 시작되면서 대대적으로 개보수를 거치게 되었다.

 

 

역간판과 역명판이 바뀌고, 도색도 새로 하는 등 역사 외부도 바뀌었지만, 맞이방 내부에 도서들이 놓여져있는 것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도 대대적으로 그간 인터넷으로 본 것과는 다르게 바뀌어져 있었다.

 

 

 

 

 

 

 

 

 

 

매표창구도 보다 확트인 형태로 바뀌었으며, 무엇보다 열차시간표와 여객운임표가 새로운 양식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삼탄역의 역사 환경만 개선된 게 아니라 2017년 무렵 시간표 개정이 진행되면서 열차편수도 이전에 3왕복(6편도)에서 5왕복(10편도)으로 증편되었다. 이후 내가 다녀왔을 때 상행인 대전 방면 열차 한 편이 감편됐지만, 이전에 비하면 정차하는 열차가 늘어나 있었다.  

 

 

사실, 삼탄역을 다녀올 생각은 항상 갖고 있었지만, 시간표 개정이 있기 전까지 시간이 맞지 않으면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서 마음 한편에 고민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다 다행히도 시간표 개정이 진행되어 열차편수가 이전에 비해 늘어나면서 삼탄역도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맞이방을 나오자 역사 외부도 꾸며져있었다.

 

 

우체통, 옹기, 레일바이크와 궤도, 공중전화부스가 눈에 띄었는데, 이 중에서 크게 반전이었던 건 다름 아닌 공중전화부스였다. 엄밀히 말하면, 공중전화부스가 아니라 이름은 삼탄역 숲속 도서관이 되겠다. 공중전화부스 안에 보면 공중전화가 아니라 각종 도서들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었다. 삼탄역 숲속 도서관이 벤치가 있는 곳과 맞이방에 들어가는 출입문 바로 옆에도 있으니 총 두 곳에 있다.

 

 

옛날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빨간색을 지닌 공중전화부스를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공중전화부스도 어느덧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우체통과 더불어 그만큼 옛날의 추억에 젖게 하는 소재라 할 수 있다.

 

 

한편에는 아직 공사가 다 완료가 되지 않았는지 보수하고 남은 자재들이 담긴 포대가 여럿이 모여있었다. 삼탄 테마역 조성 사업이 아직도 진행중인가 보다.

 

 

 

 

 

 

 

 

 

 

삼탄역이 유명해진 건 보통 영화 박하사탕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영화 박하사탕뿐만 아니라 주변에 위치한 천등산캠핑장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더욱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역사에서 바로 앞으로 나가면 캠핑장이 보이는데, 이곳이 천등산캠핑장이라고 한다.

 

 

겨울이라 캠핑하는 사람들이 없지만, 보통 봄과 피서철에 찾아오는 인파들이 있다고 한다.

 

 

역간판이 코레일의 기본 양식이 아닌 코레일의 기본 양식과는 벗어난 목재 형태의 그것도 글짜가 가로가 아닌 세로로 삼탄이라는 글자로 되어 있다.

 

 

삼탄이라는 탄이 여울 탄을 뜻하는 데, 세 개의 여울이 만나서 삼탄이라는 지명으로 명명된 것이다. 지명처럼 이름도 아름답고 동시에 아름다운 풍경도 자아낸다.

 

 

 

 

 

 

 

 

 

 

삼탄 테마역 조성 사업의 꽃이라 불릴 수 있는 소나무다. 사업을 기념하는 의미로 식수를 심은 것인데, 소나무가 갖는 상징성에 비춰볼 때 멋있는 구석이 있다.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 않는 소나무의 모습이 정말로 부럽다.

 

 

 

 

 

 

 

 

 

 

삼탄이 삼여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것 같다. 관광지로 알려지면서 대대적으로 개선을 거치는 한편, 현대화된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뒤이어 나오겠지만, 삼탄역으로 가는 길은 힐링 숲 삼여울이라는 말처럼 힐링을 받으며 걷는 길이라는 이미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앞서 말한 유원지의 모습이다. 전선이 가리는 게 흠이기니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진이 잘 나왔다고 자찬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삼탄역의 촬영포인트로 불리는 곳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철덕들에게 촬영포인트로 불리는 곳인데, 삼탄철교와 주변 경치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철도 사진을 자아내는 곳으로 유명한 곳 중에 하나이다.

 

 

코레일에서 철도사진전을 해마다 주최해서 철덕들이나 철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철도 사진들을 공모하여 철도사진전에서 입상한 사람들에게 소정의 상금을 주고, 입상한 사진들을 홍보용 사진이나 코레일이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달력의 사진으로 사용하는데, 수상 목록에 들어간 사진들을 중에서 삼탄철교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그만큼 철도 사진의 촬영포인트로써 꽤 괜찮은 곳 중에 하나로 보면 될 것이다. 삼탄역에서 안내된 포인트는 아니지만, 철덕들이나 철도 사진 애호가들에게 꽤 유명한 포인트인 것이다. 정확한 위치는 삼탄역을 나와서 걷다보면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바로 이 다리가 촬영포인트가 되겠다.

 

 

 

 

 

 

 

 

 

 

삼탄건널목에서 차단기가 작동하는 소리와 경고음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렁찬 디젤기관차의 구동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7460호로 기억하는데, 디젤기관차인 7460호가 견인하는 양회조차이다. 시멘트를 실고 양회 벌크 화차를 끌고 가는 걸 말하는데,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은 화물열차가 된 셈이다.

 

 

 

사진에서도 나오지만, 양회 벌크 화차를 무려 20량을 견인하고 있었다. 충북 지역에 석회석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탓에 시멘트공장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양회조차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충북선의 주요 목적은 여객보다는 화물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하나의 사진이라고 보면 된다. 화물을 보다 편리하게 운송하게 위해 건설된 주요 간선이 되겠다.

 

 

 

 

 

 

 

 

 

 

삼탄역으로 가는 길이다. 스스로 한번 붙여본 이름이지만, 삼탄역으로 가는 길이란 이름이 정감있게 다가온다, 삼탄역으로 가는 길에서 자세히 보면 촬영포인트로 소개되어 있는 표지판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일종의 공식적인 촬영포인트로 보면 된다.

 

 

스스로 지은 이름도 정감이 가지만, 경치가 운치있다. 가족들끼리 또는 연인들끼리 삼탄역으로 가는 길을 걷기를 한번 권해본다. 세 여울이 만나는 곳에 있는 기차역으로 가는 길의 운치는 주요 명소들과 비교해볼 때 손색이 없다.

 

 

 

 

 

 

 

 

 

 

삼탄건널목에서 담아본 사진들이다. 삼탄건널목도 주변에 안내 표지판이 놓여있고, 공식적인 촬영포인트임을 웅변하고 있는 곳 중에 하나다. 추후에 따로 포스팅하겠지만, 잘만 담아본다면, 한반도의 모습을 비슷하게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삼탄건널목도 공식적인 촬영포인트뿐만 아니라 철덕들이나 철도 사진 촬영가들에게 인기있는 촬영포인트로 손꼽힌다.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힐링 숲 삼여울을 걷다보니까 어느덧 열차시간이 가까워졌다. 이제 역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 다시 날씨가 해가 뜨며 밝아진다.

 

 

 

 

 

 

 

 

 

 

위에 있는 사진을 보면 새마을호의 카페객차들이 새로운 도장을 한 채 놓여있는데, 저곳에 철도 시뮬레이터가 설치되는 곳이라 한다. 연내에 철도 시뮬레이터가 설치되어 운영될거라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되어 역직원에게 문의를 해봤다. 그런데, 역직원의 답변으로는 업체 선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연내에 운영되기는 힘들지 않을까란 의견을 덧붙여줬다.

 

 

운영이 된다면, 또 하나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역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조류를 형상화해서 만든 목각 공예품이 놓여있었다. 따로 설명은 없었는데,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처음에 올렸던 우중충했던 배경과 다르게 해가 뜨자 마음도 덩달아 밝아진다. 밝아진 만큼 밝아진 역사도 다시 한번 카메라에 담았다.

 

 

역시 흐린 날씨보다 해가 뜨는 날씨가 더 좋다. 밝아진 날씨가 사람도 사물도 더욱 밝아지게 한다.

 

 

 

 

 

 

 

 

 

 

지금 와서 봤지만, 삼탄역 마법 테마기차로 지어졌나보다. 앞서 말한 열차 시뮬레이터가 설치될 곳이 바로 저 새마을호의 카페객차이다. 역사 내 안내표지판도 우드 형식으로 모두 바뀌었다. 코레일의 기본 형태는 거부한다고 봐야할까...

 

 

한편, 역사 한켠에는 보선원들이 2시간이 다 되도록 작업에 여념이 없었는데, 작업할 양이 상당한가보다. 보선원들의 수고와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충북선을 시멘트, 석탄 등 각종 광물을 비롯한 화물의 수송이 활발하면서 일찍이 복선화, 전철화가 된 노선이다. 여객이야 다른 주요 간선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지만, 화물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삼탄역의 또다른 묘미 중에 하나는 바로 산속에 있는 기차역이라는 것이다. 주변 산세와 어우러지는 경치는 말할 것도 없고, 호수와도 잘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내가 역직원이 근무하면서도 조용한 시골역에 있는 역들을 찾는 이유가 그래서다. 역직원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숨겨진 경치를 찾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산 속에 있는 역이라 해가 떠도 다른 평지 지역에 비해 금방 어두컴컴해진다. 오후 3시가 좀 넘었을 시간인데,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과 맞물려 벌써부터 땅거미가 지는 모습이다. 삼탄역에서도 부족하나마 파노라마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사진 구도가 다소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봄이 있는 삼탄역이 있어서 실망스럽지는 않다. 봄기운이 가득한 삼탄역의 모습이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초겨울은 초겨울이다. 여기에 이 날 바로 다음날부터 추위가 예보가 된 터라 찬바람이 오후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빼어난 경치와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세 여울이 만나는 곳, 삼탄역에서 봄을 기대하며 나 다시 돌아갈래를 속으로 외쳐본다.

 

 

 

 

 

태백선, 영동선, 중앙선, 장항선을 거쳐 충북선에 이른다.

 

 

내가 다녀온 연선들과 다르게 기차를 타고 살펴본 충북선은 충북선 나름대로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주덕역은 물론, 다음에 올릴 삼탄역, 지금은 무인화가 된 소이역, 목행역, 달천역, 동량역 등이 하나 같이 비슷한 양식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욕의 이모티콘으로 사용되곤 하는 철의 형태를 하나 같이 가지고 있었다.

 

 

복붙이라는 표현이 생각날만큼 역사로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지만, 꽤나 아름다운 자연미를 가지고 있는 연선 중에 하나가 바로 충북선으로 보면 된다.

 

 

똑같은 제품을 국내에서 국외에서 파는 걸 경영학의 용어로 표준화한다고 하는데, 어떤 면에서 보면 충북선이 가장 표준화에 적합한 연선이라 하겠다.

 

 

무인역은 가능한 배제하고, 역직원이 상주하는 중소도시의 기차역들을 답사한다는 개인적 기준에 맞게 충북선의 첫 시작은 바로 주덕역이다.

 

 

 

 

 

 

 

 

 

 

겨울 날씨의 초입에 들어서서 그런지 날씨가 꽤나 을씨년스럽다. 비가 왔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이제는 흐렸다가 풀렸다가 날씨를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2006년에서 2007년 무렵 충주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충주에 두 번째로 다녀오게 된 셈인데, 그때도 눈이 왔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흐렸다가 풀리는 충주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충주의 날씨가 내겐 운명이 아닐까란 쓸데없는 생각마저 들었다.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마침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넉넉잡아 40분이 지났을까 충북선의 첫번째이자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주덕역에 다다랐다. 충주는 두 번째이지만, 충북선과 주덕역은 각각 첫 번째였다.

 

 

역 주변을 살펴보며 지방 중소도시의 교외지역이면서도 교외지역치고는 번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도 주덕역에 자리한 행정구역이 주덕읍으로서 읍단위의 행정구역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역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무로 만들어진 쉼터가 나온다.

 

 

이제 겨울에 들어섰다는 걸 알려주려는 것처럼 곳곳에 낙엽이 흩부려져 있었다. 나무들은 엉성하게 가지만 남아있는 모습을 보며 겨울이 왔음을 물론, 어느덧 올 한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가지만 남은 나무의 모습이 쓸쓸하면서도 묘하게도 주변의 풍경과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역설의 묘미를 느껴졌다. 겨울은 갈 것이고, 또 봄은 올 것이다.

 

 

 

 

 

 

 

 

 

 

○ 주덕역의 역사

 

 

- 1928년 12월 25일  대소원역의 이름을 가진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47년 5월 1일  대소원역에서 주덕역으로 역명 변경

 

 

- 1980년 10월 12일  현재 역사 준공

 

 

- 2006년 11월 15일  화물 취급 중지

 

 

- 2010년 3월 31일  충북선 누리로 개통으로 운행 개시

 

 

- 2012년 9월 17일  누리로 운행 중단 및 무궁화호로 교환

 

 

- 2014년 5월 1일  충북종단열차 개통으로 운행 개시

 

 

- 2015년 12월 31일  누리로 재운행 개시

 

 

- 2016년 12월 9일  누리로 운행 종료 및 무궁화호로 교환

 

 

- 2018년 7월 1일  충북선 서울 ↔ 제천 1281, 1282 무궁화호 누리로로 교환 운행 개시

 

 

 

 

 

역의 원래 이름은 대소원역이었다. 대소원이라는 지명에서 역이름을 같이 따온 것이었는데, 대소원에서 주덕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현재 이름처럼 주덕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열차의 종별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충북선의 열차패턴이 일반열차 시간표 개정 등을 통해 수시로 변경되는 데 기인한다.

 

 

다른 역들과 다르게 역 자체적으로 무언가 바뀐다기보다는 열차의 종별이나 운행패턴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한편, 동위동급인 누리로와 무궁화호로 수시로 변경되어 왔다가 내년 초에 일반열차 시간표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충북선을 운행하는 일부 열차가 다시 무궁화호에서 누리로로 변경될 예정이다.

 

 

열차종별이 수시로 변경되는 것처럼 이날 날씨도 우중충하다가 이내 해가 들기 시작한다. 자연은 자연인가보다. 말 그대로 자연을 이해할 수가 없다.

 

 

 

 

 

 

 

 

 

 

화물 플랫폼이다. 공식적으로는 화물 취급이 중지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화물 취급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위에서 나온 역사처럼 평범하다. 역 입구에 드러선 화단 두 개가 마치 역의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겨울에 들어선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잎가지들이 쌩쌩하게 달려 있었다.

 

 

열차시간에 맞추어 역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위에서 말한 달천, 소이, 동량, 목행이 화물 취급 중지나 역세권 미약에 따른 여객 취급 중지, 더 나아가 무인화가 될 때 주덕역만큼은 꿋꿋하게 남아 있었다. 운전취급상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읍단위 지역답게 주변 역세권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대전이라던가 대전에서 충주지역에 있는 통근, 통학 수요 등이 존재하고 있어서 역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무궁화호와 누리로를 각각 탑승했는데, 당장 충주에 가는 것만 해도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 열차를 타고 가는 게 훨씬 빠른 접근성을 가졌다.

 

 

 

 

 

 

 

 

 

 

충북종단열차와 무궁화호, 시간표상에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누리로까지 열차편수만 무려 11왕복(22편도)의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만큼 역세권도 갖추고 있고, 접근성도 좋은데다가 버스보다 요금도 저렴한 편이라 철도가 가진 이점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시간표가 설명해준다고 하겠다.

 

 

특히, 대전에 갈 때도 버스를 이용할 때 걸리는 시간과 비용 보다 철도를 이용할 때 드는 시간이나 비용이 저렴한 덕분에 다른 곳과 달리 철도가 보다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역에 막 도착했을 때는 주덕역이라고 다른 중소도시에 있는 기차역들과는 다르지 않구나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역에 사람이 없었으니까. 막상 열차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모습을 보며 내가 가진 생각이 편견이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편견이 깨졌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는 그런 것 말이다. 섣부른 예단은 자제해야 하는 교훈도 덤으로 얻어가는 듯 싶다.

 

 

 

 

 

 

 

 

 

 

충북선도 화물 취급이 활발한 곳 중에 하나라 일찌감치 전철화가 되었다. 실제로도 시멘트를 실은 양회조차가 수시로 운행되는 모습을 접하기도 했다. 열차가 수시로 지나다니는 탓에 열차시간이 임박했을 무렵에서야 역직원이 선로로 향하는 맞이방의 문을 열어주었다.

 

 

전차선과 승강장의 모습이 묘하게 조화되는 것 같다. 사실, 전차선이 있으면 뭔가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을 받고는 하는데, 날씨나 주변 환경 탓인지는 모르지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조치원 기점 71.8㎞. 긴 노선은 아니지만, 충북선은 대전과 충북지역 주요 연선을 이어지는 효자 노선이다. 화물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이어준다.

 

 

 

 

 

 

 

 

 

 

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내 기준에는 직원이 근무하면서도 작은 지역의 기차역에 다니는 것인데, 사진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구내가 꽤 크다는 느낌이다. 4면 2선이니까 역 구내가 시골역이라 생각하기에는 꽤 큰 편에 속한다.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틀에서 한번 벗어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이번 주덕역의 답사가 딱 그렇다.

 

 

 

 

 

 

 

 

 

 

플랫폼 위에 놓여진 의자들이 쓸쓸하거나 기능을 못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열차도 수시로 다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몇 분간의 지연이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에 맞춰 무궁화호 열차가 구내로 들어온다. 그동안 디젤기관차만 찍어서 질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야말로 처음으로 전기기관차를 담아본다.

 

 

8280호, 표준 전기기관차로 불릴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8200호대 전기기관차다. 외관도 거부감이 없이 산뜻한 기분을 주면서도 처음 전기기관차를 담는 나에겐 신선한 기분을 준다.

 

 

8280호대가 끄는 무궁화호 사진은 추후에 올릴 예정이다. 이 날도 역시 파노라마 사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간 다녀온 역들을 보면, 쇠퇴한다는 기분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사람이 고령화되고, 인구가 줄어드는 힘 앞에는 장사가 없으니 말이다. 그만큼 인구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가 꽤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내가 다녀본 역들도 젊은 층들보다는 중장년층들이 주로 있거나 이들마저도 없는 역들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주덕역을 통해 불행 속에서도 한편의 희망을 본 것 같다. 현상유지일지라도 뭔가 북적이고 붐비는 건 간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서다. 사실, 기존에 다닌 몇몇  역들의 경우 사람들이 없는 탓에 역이 관광지로써 변신하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되는 걸 통해 간신히 버틴다는 느낌이 짙었다. 

 

 

그런데, 이번 주덕역만큼은 인위적이다는 인상과 쇠퇴하는 인상을 받지 않아 편한 느낌이다. 불행만 있지 않고, 행운도 있다는 사실에 그저 행복할 뿐이다.

 

 

꿋꿋한 주덕역의 모습에서 긍정의 힘을 얻는다.

 

 

 

 

 

시간과 장소의 착오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이 되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거쳐, 충청북도를 지나 어느덧 강원도에 있는 반곡역으로 오게 되었다.

 

 

동대구역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해서 오후 5시 20분 무렵에 반곡역으로 도착했으니 장장 11시간이 넘게 걸린 거리였다. 대략 반나절이 걸릴만큼 솔직히 몸은 좀 고됐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지게 된다. 또, 하루 푹자고 나면 왠지 모를 성취감, 카메라에 담겨진 사진, 그간 수집했던 기념품들이 남아있지 않은가.

 

 

어떤 객차가 걸릴지 모르는 무궁화호만의 묘미에 내가 살고 있는 곳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접하는 여행의 묘미가 있어서 기차역 답사와 여행이 주는 중독성을 끊지 못한다고 하겠다.

 

 

 

 

 

 

 

 

 

 

청량리 기점 117.6㎞. 이리로 멀었던가. 참 먼 길을 기차를 타고 지나온 것 같다. 무려 광역자치단체 3곳을 지나왔다는 생각에 스스로 놀랄 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무수히 많은 기차역들이 있을 것이고, 그만큼 가볼만한 곳도 많다고 생각한다.

 

 

 

 

 

 

 

 

 

 

○ 반곡역의 역사

 

 

- 1941년 7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74년 3월 15일  소화물 취급 중지

 

 

- 1976년 7월 10일  화물 취급 중지

 

 

- 2005년 4월 15일  대한민국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165호로 지정

 

 

- 2007년 6월 1일  여객 취급 중지

 

 

- 2014년 8월 18일  여객 취급 및 승차권 발매 개시, 일 상하행 2왕복(4편도) 열차 정차

 

 

- 2016년 1월 1일  일 상하행 4왕복(8편도) 열차 정차

 

 

 

 

 

1941년에 영업을 시작했으니 오랜 시간을 견뎌온 역이라 하겠다. 그만큼 오랜 풍파를 견디며 지금에 이렀으니 반곡역도 여느 역들 못지않게 내공이 크게 다져진 역으로 칭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흘러온 시간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강원혁신도시의 선정이 있기 전까지 도시 교외지역에 위치한 기차역이었던 탓에 오랜 역사와 대비되어 그다지 사람들에게 그다지 주목받던 역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리고, 오래 전에 화물취급이 중지가 되었고, 이력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미 오래 전에 승차권 발매도 중단한 듯 싶었다. 

 

 

물론, 2004년 무렵 모 공중파방송의 "곰스크로 가는 기차"라는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등장하며 빼어난 영상미를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오랜 역사와 빼어난 경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재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위치가 위치였던 터라 여객수입이 저조함을 면치 못했고, 결국 2007년 무렵 여객취급이 중지되어 중앙선을 지나가는 모든 여객열차가 통과되는 비운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원주 반곡지역이 강원혁신도시로 선정되면서 주변 논밭과 민가가 철거되고, 재개발되면서 여러 공공기관이 입주하고, 역의 주변 환경이 크게 변화하게 되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2014년부터 여객영업을 재개되고, 승차권 발매창구도 다시 운영하게 되면서 그간 지니고 있던 명성과 맞물려 사람들에게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또한, 2016년부터는 여객열차의 운행편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전보다 찾아오기가 더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무더웠던 여름을 지나 계절의 여왕인 깊어진 가을답게 오후 5시가 지나자 강렬한 노을이 주변에 자리잡고 있었다. 태양이 저물 무렵 강렬한 노을을 선사해주는 가을의 모습에 몇 번이고 반하고 반할 뿐이었다.

 

 

노을과 각종 초록색의 나무들이 어우리지는 풍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던 여독이 잠시나마 물러가는 듯 싶다. 가을이라는 계절, 태양이라는 자연 현상, 그리고 오래된 기차역이 조화되는 모습이 말 그대로 판타스틱이었다.

 

 

자기 고백을 좀 하자면, 평소에는 무덤덤했던 탓에 해가 뜨면 뜨고, 해가 지면 지나보다 했다. 그만큼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자연 현상이라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진을 다시 보고 나니까 아침에 태양이 솟아오를 때와 오후가 다 되어 노을이 질 무렵이 태양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항상 사람들이 시작과 끝이 좋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하곤 하는데, 태양이라는 자연 현상이 이러한 말에 가장 잘 부합하는 존재라는 걸 오늘에서야 아는 것 같아 쑥스럽기만 하다.

 

 

 

 

 

 

 

 

 

 

그토록 고대하던 반곡역의 광장 방향 역사가 눈에 들어왔다. 기차에서 내렸을 때 타는 사람은 없었지만, 사진처럼 몬트하임역이 선사해주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이,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역 주변을 거닐고 있었다.

 

 

기차역으로써가 아니라 마치 사람들이 하나의 문화공간, 미술관 같은 갤러리에 있는 것처럼 빼어난 경관을 감상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랬다.

 

 

 

 

 

 

 

 

 

 

과거에는 그림만 주로 걸려있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한국화를 비롯한 그림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또한, 천장에는 모빌이라 불리는 흔들깨비가 걸려있었다. 내가 기차역에 온 것이 아닌 하나의 미술관 같은 갤러리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갤러리에 왔다는 생각이 들만큼 역이라는 주제를 넘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봐도 된다.

 

 

특히, 역사 내부에 걸려있는 사진들이 대강 찍은 게 아니라 인물이나 풍경의 특색을 잘 살린 이른바 퀄리티 있는 사진들이라 하겠다. 아마 폰시게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사진보다가 시간가는지 몰랐을 것이다.

 

 

이처럼 각각의 특색을 지닌 문화공간으로 불릴만한 기차역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혁신도시가 새롭게 탄생하면서 다시금 운영을 재개한 매표창구이다. 현재 위치한 매표창구의 왼쪽을 보면, 액자가 걸려있던 곳이 과거 매표창구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매표창구가 과거 다사다난했던 반곡역의 시간을 보여주는 흔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시간의 흔적도 같이 지니고 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마침 역사 외부에 그동안의 시간 흐름이 액자로 담겨 전시되어 있었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안에만 꾸민 게 아니라 바깥에도 갤러리라는 주제에 부합하게 정감있게 꾸며놓았다.

 

 

굳이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주변의 경치를 즐기는 것도 좋고, 주변에서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인 듯 싶었다. 머리아픈 생각들이 꽉 차 있을 때 역 주변을 거닐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봄에 벚꽃 필 무렵, 반곡역에 있는 벚나무가 빼어난 경치를 뽐내면서 봄의 몬트하임역이라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내년 봄에 벚꽃이 피는 몬트하임역을 그리며 꼭 반곡역을 다시 찾으리라 스스로 약속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봄의 모습을 기대했었다. 이전부터 봄에 오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오지 못했다. 반곡역을 접하면서 독일인 작가 프리츠 오르트만이 쓴 소설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같이 접하게 되었다.

 

 

여기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처럼 선택한 것이지요."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 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후에 만족하게 되었어요."

 

 

 

마치 나를 두고 하는 의미심장한 이야기인 것 같았다. 연말에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책으로 꼭 접해보리라 다짐에 다짐을 한다.

 

 

못본 건 아쉽지만, 가을 단풍이 울긋불긋 열린 가을 벚나무가 있는 반곡역 갤러리의 아름다움도 봄에 비해 전혀 손색없다.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봄은 곧 올 것이고, 봄의 몬트하임역은 더욱 완숙한 모습으로 내게 또 찾아오는 다른 이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내줄 것이다. 

 

 

지금 보다 더 좋은 희망과 기회를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묘미이며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반곡역의 능곡지변을 불러일으켰던 바로 혁신도시의 모습이다. 말 그대로 논밭과 민가 몇 채가 있던 곳이 몇 년 사이에 이처럼 모든 게 변했다.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원주의 인구가 강원도 최초로 30만이 넘었으며, 반곡역의 위치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한편, 일몰시간에 가까워지자 서쪽 하늘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한다. 서쪽 하늘로 넘어가는 태양 아래로 혁신도시와 주변 도시의 풍경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이 그렇듯, 역사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반곡역에 그리고 곰스크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곡역에 온 것도 내가 선택한 것이요, 봄이 아닌 가을이라는 시간을 선택한 것도 오롯이 내 자신의 몫이었다. 혹자는 운명은 정해져있다고 한다. 물론, 그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향과 시간의 물길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선택할 때가 많을 뿐만 아니라 꼭 내가 선택하지 않더라도 받아들이는 존재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선택한 방향이며, 내가 선택한 만큼 값진 일이다.

 

 

올 연말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타고, 내년 봄 벚꽃이 만개한 몬트하임역을 꿈꾸며 힘차게 살아가고자 한다. 

 

 

 

"곰스크! 실제로 존재하는지 알 수도 없는 이 도시는 어린 시절부터 주인공이 꿈꾸던 이상의 도시였다."

 

 

 

 

 

 

 

 

 

 

고현정 소나무는 1995년 당시 인기를 끌었던 모래시계라는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나무이다.

 

 

노무현 소나무는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동화역을 방문할 당시 해당 소나무를 보고 감탄했다고 전해지며 곁에 두지 못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사람들에게 유명해진 소나무라 하겠다.

 

 

소나무는 날씨와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이 있다.

 

 

나 역시도 푸름을 머금고, 한결같은 모습을 지닌 소나무가 부럽기만 하다.